0825~0826

키움 vs KT (수원)

4:1 승 / 5:6 패

1차전 브리검 / 데스파이네

2차전 김재웅 / 배제성



시리즈 감상


(1) 사관은 논한다. 세상사도 일희일비하면 결코 건강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없는 것인데, 하물며 144경기를 하는 한국프로야구의 결과에 하루 기뻐하고 하루 슬퍼하는 것은 얼마나 부질없는 일이더냐? 1승과 1패에 연연하지 않고 하루하루 쌓여가는 리그의 자산에 기쁨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야구팬의 자세가 아니겠는가? 그리하여 어리석은 대중들에게 마일스톤의 쾌락을 알려주시고자, 황금손혁 감독님께서는 지난 26일 수원 KT전 한 경기 투수 12명 출전이라는 대기록으로 한국프로야구의 역사를 새롭게 작성하시었다.



(2) 우리 자랑스러운 황금손혁 감독님께서는 키움 우승을 방해하기 위한 사악한 무리들의 공작으로 요키시-최원태-안우진에 이어 박병호와 이승호마저도 1군에서 이탈했음에도 불구하고 박관진과 김규민을 등록하여 새로운 히어로즈 역사 건설, 강성구단을 향한 로-얄로드에 총력을 기울이샷다.


(3) 우리 자랑스러운 황금손혁 감독님께서는 1차전 브리검을 내어 7이닝 1실점으로 잡는 황금승리를 통해 선두탈환의 시금석을 마련하시어, 2차전 불펜데이로 약해빠진 투수놈들의 기강을 확립하여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큰그림을 그리샷다.


(4) 투수전문가이신 황금손혁 감독님께서는 김재웅을 3이닝으로 끊으신 이후, 신묘한 능력으로 강우콜드를 염려하시어 4회 양기현 투입 이후 1사 2,3루 상황에 처하자 김상수 카드를 꺼내 이 날의 경기를 5이닝 승리로 마감하려 하시었다.



(5) 오호 통재라, 간악한 태풍 '바비(BAVI)'라는 놈이 몇 번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뿐 깔짝깔짝 비를 내리지 않아 경기가 KT 위즈 야구단의 손아귀에 넘어갔으니 필경 이는 빅과 또리라는 먼지를 닮은 것들의 흉악한 책략이렷다.


(6) 그래서 투수전문가 황금손혁 감독님께서는 5회 김하성의 스리런으로 점수가 5-0까지 벌어지자, 김상수를 빼고 조성운을 투입하여 사실상 경기를 정리하려 하샷으나 불행히도 조성운은 1이닝만을 막고 6회에는 김선기가 올라왔으니, 어찌 이것이 감독님의 의견이겠는가? 우매한 자의 단견으로는 조성운 놈이 필시 멀티이닝을 소화하라는 감독님의 지시를 거부하고 꾀를 부려, 하는 수 없이 감독님의 수를 틀어막은 것이렷다.


(7) 황금손혁 감독님께서는 6회말 3-4-5번에 김선기가 붙는 어이없는 라인업을 걱정하셨으나, 김선기 놈의 레벨업을 생각하여 잠시 지켜보셨는데 간특한 선기 놈의 계략으로 투런이 터져 순식간에 5-2로 홀드와 세이브가 가능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는 이영준과 조상우의 고과를 쌓게 해주는 척 하며 불펜의 피로도를 높여 NC-두산-LG의 상위권 경쟁을 유리하게 하려는 간자들의 비책이 틀림없도다.



(8) 황금손혁 감독님의 '베이스볼 블러드' 가 빛을 발하여, 저번 시즌 마무리였던 오주원에게 위기 상황의 흐름을 끊으라는 특명이 주어졌도다. 그러나 올해 직구 구속이 130km/h 초반에 다다르며 이미 정상이 아니게 된 오주원은 주자를 둘 깔고 임규빈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임규빈이 초구 직구를 폭투로 던지며 가볍게 한 점을 실점하니 이 어찌 진인사 대천명이 아니라 할 수 있겠는가? 감독님의 묘책이 맞아떨어졌더라면 오주원이 나머지 이닝을 정리하고 깔끔하게 이길 수 있었을 것을, 오주원과 임규빈의 역량이 힘에 부쳐 추가실점을 하고 말았으니 이 어찌 감독님의 잘못이겠는가?


(9) 황금손혁 감독님께서는 7회말 이영준을 투입하여 실점을 막고 난 이후, 8회말 5번 타자 유한준부터 신재영을 붙여 위기를 타개하려 하셨다. 아! 돌이켜보건대, 신재영 놈은 2016년 어쩌다가 신인왕을 한번 수상한 이후 제대로 된 피칭을 한 적이 없어 매번 히어로즈를 곤경에 빠뜨리던 사악한 녀석인데, 2018년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시리즈를 패배로 끝낸 후 그 암흑기운이 날로 더해가던 투수이다. 이런 녀석에게도 황금손혁 감독님은 필승조로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화려하게 부활할 기회를 주셨으나, 놈의 역량은 그것에 미치지 못해 볼넷-2루타-희생번트 실책 이후 마운드를 내려오니 어찌 이것이 황금손혁 감독님의 잘못이겠는가?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암흑투수의 귀책이 실로 크다.


(10) 황금손혁 감독님께서는 7-8-9회 이영준-조상우 멀티이닝이라는 방법으로 손쉽게 승리를 낚아채실 수도 있었으나, 4위 싸움에 여념이 없는 위즈 녀석들을 어엿비 여기시어 신재영 이후 박승주로 투수를 바꾸시었다. 이 박승주라는 놈으로 말할 것 같으면 2017년 데뷔전에서 3이닝 세이브를 올린 이후 군복무를 하러 사라졌다가 올해 다시 1군에 등장한 녀석인데, 동점을 허용하긴 했으나 감독님의 묘계를 좇았는지 황재균을 병살로 처리하여 이닝을 마무리하였으니 제 몫을 다했다 하겠다.



(11) 9회초 전병우의 선두타자 3루타로 무사 3루가 되자, 감독님께서는 김규민이나 김은성을 대타로 기용한다거나 김웅빈에게 번트를 지시하는 좋은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턴을 지켜보셨으니 이는 김웅빈을 아끼어 그 잠재력을 터뜨려보고자 하는 너그러운 마음씨였다. 그러나 황금손혁 감독님의 마음을 깨닫지 못한 김웅빈은 바깥쪽 공에 헛스윙을 하더니 결국 4구를 그대로 흘려보내 루킹삼진을 당하고 말았으니, 어찌 아니 불경할소냐. 원래 웅빈이란 놈은 유격수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SK의 보호선수 명단에서 풀려나 우리의 지명을 받은 선수인데, 황금손혁 감독님께서 박병호의 이탈에 대비하여 웅빈을 제2의 오재일로 키워보고자 4번으로 꾸준히 기회를 주고 있음에도 타석에만 들어서면 그 은혜를 배신하고 있으니, 실로 모자란 놈이로소이다.


그리하여 웅빈의 삼진이 있고 난 후 1사 3루가 되자, 감독님께서는 모두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김혜성에게 스퀴즈를 지시하셨으나, 이 김혜성이란 놈은 공을 보고 공을 치는 것에는 능숙하여도 작전을 걸면 BQ라는 것이 도통 따라주지 않아, 허망하게 번트를 파울로 만들고 나서 0-2에 몰리자 4구째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말았으니 감독님의 원대한 이상은 오장원의 제갈량처럼 허무하게 스러지고 말았도다.


(12) 연장 10회 박관진을 올리신 황금손혁 감독님의 깊은 뜻은 요즘 고생한 조상우에게 조금이라도 더 휴식을 주고 사직 2연전을 잡기 위해 1보의 후퇴를 택한 것이다. 관진은 부디 데뷔전에서의 끝내기를 치욕스럽게 여기지 말고, 오늘의 패배를 뒤로 하여 심장이 큰 투수로 자라남이 황금손혁 감독님의 심모원려를 좇는 것임을 알고 용맹정진하여야겠다.


(13) 손혁 시발 진짜 인스타그램 좀 해라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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