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키움 히어로즈)
0908~0913
vs SK (문학) 16:15 승 / 김재웅
vs SK (문학) 13:4 승 / 조영건
vs LG (잠실) 1:6 패 / 한현희
vs LG (잠실) 8:2 승 / 브리검
vs 두산 (고척) 2:0 승 / 요키시
vs 두산 (고척) 6:6 무 / 이승호
0914~0920
vs 롯데 (고척)
vs 한화 (고척)
vs 삼성 (대구)
주간 감상
(1) LG와 2위 싸움을 치열하게 전개한 끝에, 삼성이 주말 라이블리의 호투와 최채흥의 완봉으로 기세를 다소 꺾어주면서 2위에 올라섰다. 현재 NC가 103경기 60승 40패 3무(.600)로 1위, 키움이 111경기 65승 45패 1무(.591)로 2위, LG가 107경기 59승 45패 3무(.567)로 3위다. 단 2경기 졌을 뿐인데, LG는 게임차없이 4-5위를 차지하고 있는 두산(57승 45패 4무 .559) 그리고 KT(58승 46패 1무 .558)와 더 가까워졌다. 그런가 하면 두산과 KT 뒤에는 최근 10경기 8승 2패, 1.5경기차로 바짝 추격해오고 있는 KIA(56승 47패 .544)가 있다.
딴소리지만, 작년의 선두싸움도 'KBO 역사상 유래가 없는' 수식어가 붙었던 거 같은데 올해는 1위부터 5위까지 4경기차 초접전이라고 난리다. 사실 야구는 매년 재밌는데 사람들이 재미를 발견하는 법을 몰라서 어떤 해는 재밌었고 어떤 해는 재미없었고... 이런 식으로 나누는 게 아닐까. 해마다 야구는 다르니까.
(2) 이영준은 이번 주 4경기 3.1이닝에서 3볼넷 2삼진. 안타는 안 맞는다만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커서 타자들이 방망이를 내기도 어려워서 아닐지. 영점이 풀린 게 확연히 눈에 보인다. 한 주를 마무리하는 조상우의 1이닝 3안타 2볼넷 1실점 블론은 화룡점정이었다. 요새 일부러 세이브 상황에도 등판 안 시키고 김상수를 대타로 내보내며 관리를 시켜줬고, 12일 경기에서는 이영준이 9회에 오르기까지 했는데 이러면 정말 곤란하다. 오승환이 변화구 던지는 걸 보면서 뭘 깨달았네 타령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금. 직구부터 존 안에 넣고 이야기하자.
(3) 대체선발 둘의 희비가 엇갈렸다. 김재웅이 8일 경기 2.2이닝 6실점(5자책) ND를 기록한 반면, 조영건은 5.1이닝 3실점으로 잘 던지고 승투를 따냈다. 조영건은 1군 복귀 이후 확실히 싸울 줄 아는 투수가 되었다는 느낌. 작년과 올해 초까지만 해도 직구 제구가 안 되어서 슬라이더로 승부하던 황당한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페이스가 아주 좋다. 김재웅이 이번 시즌 5실점 이상 한 건 두 번째. 하위팀이라도 SK의 주전 타자들을 확실히 제압할 수 있다고 할 클래스는 아니다. 성장통으로 생각하자.
(4) 추격조에서는 김선기-양기현-조성운이 차차 정착해나가는 중이다. 다들 145km/h대의 빠른 공을 던질 능력이 있는 투수들인데, 올해 생각보다 구속이 잘 나오지 않고 있지만 1군에서 좋은 활약 중. 김태훈이 후반기 맛이 가고 양현도 9월에 페이스가 떨어져 이들의 어깨가 점차 막중해지고 있다.
김성민은 팔 각도를 거의 사이드암에 가깝게 내렸는데, 제2의 임현준이 될 속셈일까. 11일 LG전에서 삼진 2개를 잡긴 했지만, 상대가 상위 좌타자라고 할 수는 없는 김호은과 이천웅이라 다소 운이 따른 결과라는 인상이 강했다. 그런 식의 투구폼이라면 멀어보이도록 좌타자 바깥쪽을 노려야 할 텐데 몸쪽으로 가는 공도 많았다. 아니나다를까 13일 두산전에서는 별 위력을 보이지 못하고 0.1이닝 1안타 1볼넷으로 강판. 팀에서 김성민의 리바운딩을 기다려줄 시간이 없고, 웬만하면 마무리 경력도 있고 볼질은 안하는 오주원을 좌완 불펜으로 써먹을 확률이 더 높으니 최대한 빠르게 자신의 진가를 발휘해야 한다.
(5) 8월 26일 자신의 파울타구에 발을 맞은 이후, 슬럼프가 심했던 이정후는 한 주 동안 10안타(2루타 4개)를 쓸어담으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어차피 클래스가 있는 타자라서 올라올 거라고 믿고 있었다. 홈런만 좀더 나온다면 좋을 듯. 호잉이 2018년 세운 한 시즌 최다 2루타 47개 기록을 깨기까지 딱 8개 남았다.
김웅빈도 8일 SK전에서 홈런 2개를 때려내며 역전승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안 좋을 때는 자신이 잘 치던 바깥쪽 공에도 헛스윙이 많았는데 요새는 든든하다. 박병호가 오기까지 김웅빈이 계속 이렇게 쳐준다면 팀에 큰 도움이 된다. 사실상 덕아웃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김하성과, 하위타선에서 깨알같이 안타를 적립하고 있는 허정협과 박준태의 기세도 좋다. 이제 서건창이 안타만 좀 쳐준다면...
(6) 시즌 내내 선발 때문에 고민이 많았지만 적어도 외국인 선발은 이제 정리가 된 느낌. 브리검은 8월 1일 복귀전과 그 다음 경기는 5실점을 하며 안 좋았다만, 그 다음부터는 6이닝 1~2실점 정도로 계산이 되는 피칭을 해주고 있다. 5일 KT전은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자. 요키시도 다시 돌아온 두 번재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요새 브룩스의 기세가 무섭다만 요키시도 6~7이닝을 2실점 아래로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선수다.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꼭 따길 바란다.
(7) 러셀 영입은 처음에 기대 7 걱정 3 정도의 심정으로 지켜봤는데 가면 갈수록 악수가 되고 있다. 27경기에서 벌써 8실책을 저질렀는데, 러셀 나름대로야 FA와 코로나 여파로 몸을 못 만들었다는 변명이 있겠지만 당장 지켜보는 팬으로서는 속이 탄다. 클래스가 있는 선수니 언젠가 반등하리라고 반쯤 속으려 해도... 이 수비로는 도저히 포스트시즌에서 잘할 거라고 장담할 수 없다. 러셀이 실책을 하나 적립할 때마다, 'X경기 Y실책... ML 올스타가 무색한 러셀' 같은 헤드라인이 숫자와 멘트 몇 개만 바뀌어서 계속되고 있는데 질린다 정말.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러셀이 공헌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러셀이 뛴 168타석 290.1이닝, 앞으로 적립할 타석과 이닝은 사실상 버려진 거나 다름없다. 김혜성이 214.1이닝이나 외야로 외도를 하지 않았나. 53만 9천 달러 받는 전병우, 그게 러셀의 현주소다.
(8) 잔여일정을 대충 살펴보자. 키움은 NC-KT와 3경기, 롯데-삼성과 2경기, SK-한화-KIA와 5경기, 두산과 8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사실상 이 두산전 8경기 맞대결의 결과에 따라 키움-두산-KT-KIA 4팀의 운명이 갈린다고 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LG는 NC-KT와 7경기, 두산과 2경기, KIA와 4경기, 롯데와 8경기, 삼성-SK-한화와 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NC의 경우에는 앞서 언급한 두 팀을 제외한다면 두산과 2경기, KIA-SK와 5경기, 한화와 3경기, 롯데-삼성과 8경기가 남았다.
일단 우리에게 유리한 요소를 살펴보자면, LG는 KT(5승 4패) 상대로는 비등비등하고 삼성(5승 8패) 상대로는 오히려 밀렸기 때문에 잔여경기에서 현재의 승률을 까먹을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10월 3일 KT와, 10월 10일 NC와 더블헤더가 예정되어있다. 더블헤더가 낀 4연전의 다음 대진이 각각 삼성과 롯데(4승 4패)라는 점도 걸리는 부분이다.
NC 역시 마찬가지다. 10월 3일 삼성과, 10월 10일 NC와 더블헤더가 예정되어있다. 더블헤더가 포함된 삼성전의 바로 다음 상대가 키움이고, 그 다음 LG와 붙는다. 아마 NC팬들에게는 가장 가슴떨리는 열흘이 될 일정이다.
반면 키움은 잔여경기 편성이 고르게 분배되어있는 편이다. 9월 27일 두산전 더블헤더만 지나고 나면 대체로 강팀 약팀을 번갈아서 만나게 되어있으며, 특히 10월 둘째 주 NC전 대진은 앞뒤로 SK와 한화라는 약팀과 붙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올 시즌 약했던 KIA(5승 6패) 상대로 승수를 드랍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NC 3연전에서 밀리지 않는다면 얼마든 선두싸움을 노려볼 만한 것이다.
물론 NC와 LG에게도 장점이 있다. 33경기가 남은 키움과 달리 NC는 41경기, LG는 37경기가 남아 선두싸움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NC-LG 맞대결 7경기는 올 시즌의 백미가 될 텐데, 이 대진이 한 쪽으로 기울어진다면 그 팀이 올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할 확률이 높다.
이 팀이 원정 뺑뺑이를 돌아야 하는 시즌 막판 잔여경기 초접전에서 잘했던 적이 별로 없는 걸로 기억하지만... 올해는 어쩌다가 10월 중순까지 안방 경기가 꾸준하게 잡혀 상대적으로 체력을 보전할 수 있게 되었다. 올해만은 꼭 다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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