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0~0812

KT vs 키움 (고척)

1:3 승 / 1:4 승 / 4:6 승

1차전 배제성 / 요키시

2차전 소형준 / 최원태

3차전 엄상백 / 김동혁

 

0813~0815

두산 vs 키움 (고척)

16:9 패 / 1:5 승 / 1:8 승

1차전 최원준 / 이승호

2차전 미란다 / 정찬헌

3차전 로켓 / 요키시


(1) 선발진

요키시는 두 경기에서 6이닝 1실점, 7이닝 1실점으로 120% 자기 몫을 다했다. 특히 두산전에서는 타순이 한 바퀴 돈 이후 커브를 결정구로 삼았는데 초구를 제외하면 카운트에서 앞서면 거의 무조건 커브였지만 (40% 이상) 두산 타자들이 제대로 치지 못했다. 올해는 포스트시즌에서 명예회복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최원태는 여느 때의 최원태였다. 5.2이닝 1실점으로 막으면서도 5안타 4사사구를 내주는...

 

후반기 새롭게 편성되어 출발한 김동혁-이승호-정찬헌 로테이션은 2승 1패를 만들었다. 김동혁은 첫 선발에 5이닝 3실점이라는 결과는 좋았지만, 과정을 보면 긍정적인 모습과 염려되는 모습이 공존했다. 1회 견제 실패 이후 강백호에게 볼넷을 내줬고, 배정대에게 투스트라이크를 잡아놓고도 커브가 손에서 빠지며 몸에 맞는 공으로 만루를 허용했다. 이후 유한준에게 초구 커브가 또 빠지면서 연속 사구. 우타자를 상대로 바깥에서 안으로 파고들어가는 체인지업을 던지기는 부담스럽고, 커브는 완전히 손에 익지 않았다. 커브의 완성도를 좀더 갈고 닦을 필요가 있는데, 우타자에게도 별로 먹히지 않았지만 좌타자 타석에서도 바깥쪽으로 너무 벗어나서 별로 의미있는 공이 아니었다. 다만 1회에 당황해 3실점해놓고도 이후 빠르게 평정을 찾았고, 5회 무사 1,2루 때 유한준의 번트에서 3루를 선택해 아웃시킨 장면은 신예급 투수에게서 흔히 찾을 수 있는 멘탈붕괴의 과정을 금방 벗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승호는 4이닝 7실점(6자책)으로 결과도 안 좋았고, 과정에서도 터무니없이 빠지는 공이 많은 등 완전히 망했다. 팀 사정상 몇 번은 더 로테이션을 돌겠지만, 지금 당장 선발 보직에서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내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뽑히지 못한다면 빠르게 상무에 지원하는 게 본인을 위해서 좋을 것이다. 물론 한현희가 FA로 이탈할 팀 사정상 2023시즌까지 계속 써먹을 수도 있다.

 

정찬헌은 첫 등판부터 투수란 어때야 하는지를 동료와 팬들에게 각인시켜주었다. 6이닝 동안 3실책을 끼고도 사사구없이 6피안타 무실점에 땅볼유도 11개. 투심은 대부분 빠른 속도로 맞아나갔지만 볼로 시작해도 존에 커브와 스플리터 등을 활용해 스트라이크를 넣으면서 자신의 흐름으로 카운트를 끌고 오는 영민한 피칭을 했다. 두 구종을 모두 플러스급으로 구사하는 정찬헌이 후배들의 성장을 잘 도와준다면 그간 투심+슬라이더/스플리터 일색이었던 우완 투수진에 새로운 유형의 선수들이 나타날 수도 있겠다.

 

열흘, 주1 로테이션 얘기가 많으나 정찬헌이 5일 간격 등판을 시작한 건 올해 초다. LG팬들 이야기를 참고는 할 수 있겠으나 올해 몇 경기를 보고 내린 판단을 맹신할 이유는 없다. 정찬헌이 시즌 중간 부진한 경기가 있었으나, 본인은 5월 20일 NC전(3.2이닝 9실점) 6월 2일 KT전(3이닝 5실점)의 부진 원인을 제구와 구종 노출로 파악하고 복기했으니 꼭 체력 문제가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5일 휴식 5경기 22.1이닝의 스몰샘플을 가지고 정찬헌의 등판 간격이 어떻다고 미리 단정지을 필요는 없다. 정찬헌이 지금 로테이션대로 계속 던진다면, 9월 1일 삼성전 더블헤더 한 경기에 등판하고 말소된다는 가정 하에 현재 편성된 경기 (10월 초)까지는 계속 5일 로테이션으로 던질 수 있다. 일단 여기서 던지는 걸 보고 추후에 이야기해도 늦지 않을 거다.

 

 

(2) 불펜진

장재영의 제구가 조금 잡힌 듯한 느낌. 첫 경기는 다소 산만했으나 두 번째 경기인 일요일 등판에서는 1이닝을 무사히 잘 막았다. 두 경기 가지고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이전보다 크게 벗어나는 공이 없고 파울 커트를 당해도 계속 공을 존 안에 넣을 수 있다는 건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점이다. 151~152 정도에서 형성되는 구속은 아쉬우나 일단 존에 공을 넣는 감각을 알면 구속을 차차 끌어올릴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화-수요일 경기의 연투로 금요일 경기 애매하게 1점차로 뒤지면서 쫓아가는 상황이 되자 김선기를 2이닝 쓰려다가 한 게임을 도리어 확실히 내주게 되었는데, 1군에서 조금이라도 던질 수 있는 투수는 몽땅 1군에 쏟아넣었기 때문에 이런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김동혁이나 김재웅이 막고 있어야 할 이닝을 4월에 멘탈 탈탈 털려서 내려간 김선기가 맡고 있다는 건 감독보다는 프런트의 책임이 크지 않을까. 이번 주부터는 조상우가 9회를 맡으면서 김재웅이 좀더 부담이 덜한 시점에 기용될 것이고, 또 후반기에 연장이 없어 투수진을 마구 쏟아넣을 일도 없으니 이런 장면은 차차 줄어들 것이다.

 

 

(3) 야수

크레익은 첫 주부터 3경기 9타석에서 안타 4개(2루타 2개)와 볼넷 1개를 뽑아내며 출발이 좋다. 하지만 러셀도 첫 주, 조금 더 확대해보면 한 달까지는 분위기 괜찮았다. 아직은 섣부른 기대보다는 한 타석 한 타석을 그저 즐기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 프레이타스와 비교하면 어떨까 했는데, 타격자세를 보니 프레이타스처럼 무게중심이 엄청 뒤로 가 있고 그런 타자는 아닌 듯 하더라. 이번 주에는 홈런 한 개만 부탁한다.

 

이용규는 두산전에는 무안타였지만 목요일 경기 3안타 치면서 혼자 한 경기 가져왔고, 김혜성은 6안타에 이정후도 3경기만 선발로 나오고 6안타 5타점... 항상 잘하는 선수들 언급하는 건 역시 재미가 없다.

 

박병호와 송성문이 홈런 두 개를 쳤는데, 박병호는 복귀하자마자 사구 2개 맞으면서 고생했지만 정타로 큰 거 두 방을 딱딱 쏘아올렸고 송성문도 삼진이 좀 많긴 하지만 인플레이시키면 타구질이 무척 괜찮다. 송성문에게 똑딱질을 기대하지 않으니 장타가 더 많이 터지길 바란다.

 

토요일 경기에 김휘집과 김혜성의 실책 3개가 나왔는데,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5회 페르난데스 타석 때는 3루수 김휘집이 시프트 상태에서 유격수 자리에 서 있다가 실책을 저질렀고 (각각 타구속도 148 / 141이었다) 1회 김재환 타석 때는 유격수 김혜성이 시프트 상태에서 2루수 자리에 서 있다가 실책을 범했다. (타구속도 153이었다) 언뜻 보면 비슷한 실책에서 나오니 둘 다 차이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5회 페르난데스 다음 타자였던 박건우의 타석 때 김혜성은 타구속도 153.7짜리 땅볼을 역동작으로 잡아서 깔끔하게 2루 송구로 아웃시켰다. 김혜성은 유격수에 설 수 있지만 왜 김휘집이 유격수로 기용되는 일은 적은지 잘 보여주는 플레이였다고 평할 수 있겠다. 김혜성이 포구 동작에서 간혹 실책이 나오긴 하지만 대체로 타구속도가 150km/h 이상인 까다로운 타구가 많다. 그런데도 '김혜성은 유격수가 안 되니까 다른 선수를 유격수에 세우고 김혜성은 2루에 보내자'라는 황당한 소리가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다른 선수들은 유격수 볼 능력이 있는지 증명하지도 못했고, 그 적은 기회에서 오히려 유격수가 가능한지 의심스러운 플레이들이 더 많았다. 이 팀에서 내야수비가 제일 나은 선수는 김혜성임을 잊지 말자.

 

내야수비 말했으니 하나 더. 송성문의 2루 수비가 어떨까 했는데 확실히 3루수 하던 선수라 그런지 1루 송구도 힘있게 들어가고, 또 의외로 민첩한 수비도 많았다. 상무에서 내내 2루수를 봤던 게 그냥 3루에서 밀려서가 아니었구나 싶었다. 예전에 송성문의 컴패리즌을 평하면서 '공격은 한 끕 떨어지지만 수비는 한 끕 이상 나은 최주환'이라고 했는데, 불가능한 꿈은 아닐 것 같다.

 

 

(4) 기타

목요일에 등판한 엄상백은 평속 147의 공을 던지던데, 유인구를 반 개에서 한 개 가량 존 밖으로 뺄 수 있다면 상위 선발로 올라갈 잠재력이 충분해보였다. 앞으로 KT와 맞붙는 경기들이 더욱 힘들어질 듯 하다.

 

브리검은 부인 출산 이후 2~3일 지나고 귀국할 예정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없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자가격리 2주를 거쳐야 한다면 의미있는 전력일지 잘 모르겠다. 내년에는 재계약 안할 테니 사실상 올해가 마지막인데... 유종의 미를 거두었으면 하는 바람.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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