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4~0915

키움 vs NC (창원)

8:10 패 / 2:13 패

1차전 김동혁 / 파슨스

2차전 정찬헌 / 신민혁

 

0916~0917

한화 vs 키움 (고척)

8:8 무 / 15:5 패

1차전 카펜터 / 요키시

2차전 김기중 / 최원태

 

 

(1) 최근 5경기 1무 4패로 미친 듯이 승수를 까먹고 있다. 이렇게 투수진이 개박살나는 주가 되면 답이 없다. 9월 중요한 대진이었던 NC전에서 이렇게 2연패를 안고 가서야 남은 일정이 매우 곤란하다. 현재 순위는 (17일 경기 종료 기준) 5위로 4위 NC에게도 1경기차, 6위 두산에게도 1경기차다. 7위 SSG와도 불과 1.5경기 차이가 난다.

 

(2) 김동혁은 3회까지 사사구와 실점 없이 피칭했음에도 한계를 보이며 무너졌고, 원래도 NC에 약했던 정찬헌은 마치 배팅머신처럼 두들겨맞았다. 김동혁은 안우진이 복귀하면 로테이션에서 빠져서 추격조로 들어가는 게 맞겠고, 정찬헌은 NC 타자들에게 특별히 약한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야 할 듯. 단순히 제구의 문제는 아닌 거 같다.

 

(3) 홍원기 감독이 한현희와 안우진 복귀 인터뷰로 욕을 먹고 있던데, 어차피 감독이 한현희와 안우진을 쓰네마네를 결정할 수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전에 했던 인터뷰로 공연히 식언을 한 꼴이 되었는데, 애초에 잔여시즌 안 쓴다는 얘기를 안했으면 좋았겠지만... 이제 와서 뭘 어떡하겠는가? 감독은 프런트의 꼭두각시일 뿐인데.

 

다만 선수들이 '송우현 방출에 대해 탄원서를 썼다'면서 '두 투수의 1군 복귀에 반가워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엠스플의 기사는 좀 비웃길 뿐이고, 헤드라인으로 조회수 장사하고 있는 MK스포츠의 기사들은 특별히 언급할 거리도 못된다.

 

(4) 김동욱이 3경기째 등판했고, 김준형도 새롭게 모습을 보였다. 김동욱은 아직 1군에서 던질 수 있는 레벨은 아닌 듯 한데, 아마 퓨처스리그에서 볼질을 거의 안 해서 그나마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넣을 수 있는 투수라는 점에 주목하여 올린 모양이다. 김준형은 조금 더 괜찮았다. 퓨처스리그에서는 이닝보다 많은 사사구를 내주는 결점이 있었으나, 145km/h 내외에서 형성되는 직구와 우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커브는 제법 좋아보였다. 빠른 성장을 기대해본다.

 

(5) 요키시와 최원태 경기에 김주형의 실책이 연이어 나왔다. 다른 때라면 세금이라고 참겠지만 지금처럼 팀에서 제일 내야수비가 괜찮은 김혜성을 2루로 쓰고 있는 와중에 자꾸 유격 자리에서 실책이 나오는 건 웃어넘기기 힘들다. 김주형이 유격수의 자질이 아예 없는 선수는 아니다. 어쨌든 유격수로 중요한 것은 운동능력이지 실책을 적게 하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본인이 유격수를 맡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것을 빠른 시일 내에 보여줘야 한다. 감독의 기용도 좀 뚝심있게 가야 한다. 오늘 두산전에서는 급기야 신준우가 유격수로 출전했는데, 이렇게 후반기에 유격수를 돌림판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시즌 실패를 상징하는 대목이다.

 

(6) 최원태는 또 10실점을 했다. 매년 튀고 있는 볼넷 비율(BB/9 2.06 -> 3.03 -> 3.71)이 제일 큰 문제고, 그 다음으로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은 투심과 체인지업의 구속 차다. 보통 투심과 체인지업의 구속 차이가 줄어들면 체인지업의 효과가 반감된다는 통념이 있는데, 최원태는 처음으로 선발로 풀타임을 돈 2017시즌에는 두 구종의 구속 차이가 16.3km/h (141.3/125.0)이었지만 지금은 12.7km/h다. (142.5/129.8) 게다가 최원태의 투심과 체인지업은 상하/좌우 무브먼트에서 크게 차이를 보이지도 않는다.

 

투심 24.9cm / -18.0cm (상하/좌우)

체인지업 22.6cm / -22.1cm (상하/좌우)

 

그렇다면 레퍼토리를 바꿔서 커브를 더 자주 던지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일까? 작년 최원태의 커브 구사위치를 보면 한가운데에 상당히 많은 구종이 몰려있었고, 17일 한화전에서 페레즈에게 3루 땅볼을 유도했던 커브도 한가운데로 들어간 공이었다. 이러면 구속 차이를 이용해서 몇 경기 정도는 호투할 수도 있겠으나 커브 구사 비율을 늘리는 순간 상대의 게스히팅에 걸려 장타가 될 위험성도 있다. 최소 김준형급의 로케이션은 되어야 커브가 쓸모가 있는 법.

 

멀리 갈 것도 없이 팀 동료인 요키시는 투심과 구속 차이가 일정한 체인지업을 던지면서 좌타자 바깥쪽 아래로 달아나는 커브를 일정 로케이션으로 꾸준하게 꽂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정찬헌 찾아가서 커브 배울 시간에 요키시를 참고해야 한다. 게다가 정찬헌의 커브가 특별히 최원태보다 더 좋다고 볼 수도 없다.

 

만약 최원태가 더 이상 레벨업을 하지 못한다면, 그냥 FA가 얼마 안 남았을 때 빠르게 트레이드해도 크게 상관은 없을 것이다. 현재 최원태의 주소는 그냥 팀을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보험에 불과하다. 물론 그 보험마저 없어서 한숨쉬는 팀이 한둘은 아니지만, 이렇게 기복있는 피칭을 지속해서야 최원태와 함께 우승하는 그림은 도저히 그리기 힘들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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