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키움 히어로즈

0923~0924

NC vs 키움 (고척)

1:4 승 / 2:3 승

1차전 이재학 / 안우진

2차전 루친스키 / 최원태

 

0925~0926

롯데 vs 키움 (고척)

12:6 패 / 2:11 승

1차전 이인복 / 김선기

2차전 프랑코 / 김동혁

 

 

(1) 총평

내내 승수를 까먹던 흐름에서 조금은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9월 중순 사직 더블헤더 이후 3무 5패로 축구팀급 경기력을 선보이다가 NC와 롯데를 상대로 3승을 벌어 간신히 기사회생했다. 민망하지만 어쨌든 지금은 5위다. NC는 8연패를 당하며 나락으로 굴러떨어지고 있고, SSG도 최근의 상태를 보면 중위권 싸움에서 자력으로 헤치고 나올 힘은 없어보인다. 이 틈을 타 두산이 무섭게 치고 올라가긴 했으나, 올해의 두산도 예년의 두산은 아니라 반드시 내려가는 사이클이 한번은 찾아올 것이다. 그때를 잘 잡아야 한다.

 

롯데전은 8승 8패로 2년 연속 백중세로 마감했다. 과거 전력이 애매하던 시절에는 롯데는 대표적으로 승수 뜯어오는 팀이었는데, 작년부터 오히려 이 팀의 전력이 추락한 반면 롯데는 조직의 미래는 암울할지언정 나름 탄탄한 베테랑들이 타선에 자리잡고있어 예전처럼 일방적으로 제압하기는 어려운 팀이 되었다. 아무튼 올해 더 만날 일이 없다는 건 반가운 얘기다. 프랑코한테 사구 맞을 일도 더는 없을 것 아닌가.

 

잔여경기 24경기는 KT(3경기) 삼성(7경기) LG(5경기) 두산(1경기) NC(3경기) KIA(3경기) 한화(2경기)를 상대로 치른다. 하위권 2팀을 상대로 5경기가 남았으나 올해 KIA-한화를 상대로 각각 7승 6패와 5승 7패 2무의 성적을 거두고 있어 쉽게 극복하기는 어렵다. 반면에 상위권 3팀을 상대로는 무려 15경기가 남았으니 죽창과 고춧가루 흩날리는 10월을 만드느냐 이대로 쭉 미끄러지느냐는 이 팀 하기에 달렸다.

 

 

(2) 선발진

안우진 복귀로 한층 나아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 동안 입 싹 닦고 가만히 있던 놈이 복귀 후 첫 경기 잘 던지고 반성 많이 한 척 하는 게 눈꼴시리긴 하지만, 어쨌든 안우진이 고정 선발로 들어오면서 정찬헌-김선기-김동혁이 두 자리를 나눠맡으면 이전보다는 훨씬 좋아질 거고 최원태 10실점 같은 대형사고의 빈도도 한층 줄어들 거다. 물론 선발진만 좋아져서는 이길 수가 없다...

 

이번 주 선발진에 대해 크게 할 말은 없다. 안우진은 오랜 기간 쉬어서 그런지 5회부터 힘이 빠지는 게 보였지만 1~3회 피칭은 시즌 최고 수준이었고, 최원태는 갑자기 호투하면서 체면치레를 했으며, 김선기는 그 동안 잘 던지다가 하루 쉬어가는 패턴이었다.

 

오늘 경기 3회 2사 1,2루에 김동혁을 윤정현으로 바꾸는 벤치의 승부수가 간만에 나왔는데, 그 동안 투수들 위기일 때도 덕아웃에 앉아서 꾸벅꾸벅 조나 싶을 정도로 대처가 느렸던 코칭스태프가 이런 결정을 한 건 굉장히 의외였다. 물론 그 선택이 윤정현인 건 못마땅했지만 택도 없는 높은 공에 전준우의 재난지원삼진이 나오면서 경기 초반 위기를 잘 넘기고, 곧바로 크레익의 적시타와 박동원의 투런으로 5-0까지 달아나는 점수가 나왔다. 야호!

 

 

(3) 불펜진

조상우의 이탈로 더욱더 힘든 가시밭길이 눈앞에 놓이게 되었다. NC 2연전을 보면 감독은 아무래도 김태훈을 마무리로 세우고 그 앞에 김재웅과 김성진을 놓는 클래식한 불펜운영으로 돌아갈 거 같은데, 제구나 직구 구위나 어느 한 쪽에서도 믿음이 안 가는 김성진이 필승조의 일원이 되었다는 건 이 팀의 불펜 뎁스가 전멸했다는 말과 같다. 김성진의 직구는 컨택비율 93%, 타율 .282에 장타율 .462로 사실상 빠르기만한 배팅볼에 가깝다. 구위가 안 좋아서일 수도 있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유인구 구사 능력이 너무 처참해서일 수도 있는데, 아무튼 다른 팀의 셋업과 비교해보면 무게감이 심하게 떨어진다.

 

불펜B조에는 이승호-박주성-김준형-윤정현-오주원-박승주 등이 현재 1군에 올라와있는데 뒤에 있는 세 명은 단 1이닝도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히어로즈 창단 직후의 패전조들도 이것보다는 신뢰가 갔을 거 같다.

 

올림픽에서의 무리한 기용이 조상우의 팔꿈치 상태를 악화시키기도 했겠으나, 이러한 상태를 전혀 몰랐다고 할 수 없는 홍원기 감독이 애니콜식 기용을 천명하고 그대로 실행한 것도 문제가 있다. '이닝에 상관없이 가장 강한 타순 상대로'는 선수의 몸상태가 괜찮았을 때 선택했어야 할 옵션이었다. 조상우가 부상자 명단에 들어가면서 이제는 그러한 기교마저도 부릴 수 없게 되었으니, 실로 자승자박이라 하겠다.

 

출처: 키움 히어로즈

 

(4) 타선

이번 4경기의 테마를 말하라면 이정후의 안타와 김주형의 사구를 필두로 어째저째 필요한 점수만 딱 뽑아서 이겼다고 할 수 있겠다. 박병호의 동점 스리런이 토요일 롯데전 터지긴 했으나 아쉽게 승부가 뒤집어졌고, 일요일 경기는 웬일로 조기에 승리를 확정지었다.

 

어차피 크게 치고 올라갈 거란 생각도 안 들고, 그럴 여력도 없다. 감독은 되도 않는 헛소리를 하면서 김혜성 유격수 성장의 기회조차 날렸다. 그러나 아직 수습할 기회는 남아있다. 남은 경기에는 김웅빈-김주형을 최대한 많이 출전시켜 미래의 중심타자와 백업 내야수를 성장시킬 찬스로 삼아야한다. 현재 사구 페이스로 보면 김주형은 언제 부상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아슬아슬해서 걱정이나, 김휘집 혹은 신준우가 유격수로 나오는 것보다는 김주형이 유격수로 출전하는 게 훨씬 낫다.

 

크레익의 외야수 출전도 자제하고, 외야에서는 그냥 예진원을 꾸준히 밀어주는 게 좋아보인다. 예진원의 올해 1군/2군 성적은 몹시 아쉬우나 데뷔 첫 시즌 2군에서 .347을 치기도 했을 정도고, 퓨처스리그 통산 862타석에서 .288 .375 .406은 송우현의 퓨처스리그 통산 767타석 .272 .346 .412에 비하면 아주 떨어지는 성적은 아니다. 송우현이 수비에서는 월등하게 낫고 장타력 역시 더 갖춘 선수였긴 하지만, 예진원은 송우현보다 3살이나 어리고 군필이라는 장점이 있으니 2~3년 시간을 들여 키워볼 만하다. 당초 약점이었던 타구판단도 군대에 다녀오기 전보다는 훨씬 개선되지 않았는가.

 

변상권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상무 입대에 도전해보고, 상무에서 실패하더라도 군대에 가는 게 좋을 듯. 내년이면 나이 스물여섯이라 유망주라 부르기 슬슬 애매한 나이에 들어서고 있고, 그렇다고 1군에서 무언가 확실히 보여준 것도 아니다. 클러치상황에서의 타격이 괜찮으나 지금처럼 볼넷비율 5%도 안 되면서 타석의 1/4에서 삼진을 먹는 선수를 1군에서 계속 기용할 수는 없다. 적어도 2018시즌 김규민처럼 볼넷비율 8%에 OPS .700은 되어야 1군에서 쓰는 의미가 있다.

 

 

(5) 김주형

김주형은 시즌 41타석 만에 시즌 10사구를 달성했는데 이는 2003년 롯데 이승화(이우민으로 개명하기 전)의 72타석 기록을 거의 절반으로 줄인 것이다. 통산 10사구를 달성하는 데 김주형보다 적은 타석에 들어섰던 선수도 이성열뿐이다. (이성열 82타석, 김주형 84타석) 대학 시절에도 몸에 맞는 공이 많은 선수이긴 했으나 현재의 페이스는 최정이 몸 안에 다섯 명 들어있는 듯한 비상식적인 페이스고, 머리에 공을 맞는 경우도 있어서 가슴이 철렁할 때가 많다. 남은 경기에는 사구가 좀 줄어들길 바라본다.

 

작년과 올해 거의 비슷한 타석 수를 채웠는데 타율이나 컨택 비율을 보면 큰 차이는 없고, 다만 땅볼/뜬공 비율이 차이가 난다. 작년에는 뜬공이 땅볼의 세 배였는데 올해는 뜬공이 땅볼의 절반이다. 올해 김주형의 안타는 대부분 바깥쪽 직구를 쳐서 만든 건데, 추측해보면 바깥쪽 공도 무리하게 잡아당기는 스윙을 하다 보니 유인구나 제대로 맞지 않은 공이 땅볼이 되는 빈도가 많은 듯 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땅볼아웃이 유땅이니까...

 

금요일 경기 8회초 머리 뒤로 넘어가는 타구를 못 잡으며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한 점은 아쉬우나, 이런 타구 처리하는 건 부차적인 것이고 더 중요한 능력은 자기 앞에 오는 공 잘 잡고 병살플레이 잘하는 거다. 자주 안 나오는 상황은 얼른 잊고 잘할 수 있고 잘해야 하는 부분에 좀더 집중해야겠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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