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키움 히어로즈

1015~1017

키움 vs 삼성 (대구)

2:0 승 / DH1 5:7 패 / DH2 4:5 패 / 3:6 패

1차전 정찬헌 / 최채흥

2차전(DH1) 김선기 / 백정현

3차전(DH2) 한현희 / 이재희

4차전 요키시 / 뷰캐넌

 

 

(1) 총평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을 28.1%까지 떨어뜨린 훌륭한 4연전이었다. 김선기의 호투가 따른다는 가정 하에 2승 2패 정도를 예상했는데 김선기가 그럭저럭 잘 던졌음에도 주말 경기들에서 신준우-변상권-예진원-크레익으로 이어지는 수비 구멍이 팡팡 터지면서 그대로 7위까지 주저앉았다.

 

 

(2) 선발진

정찬헌은 심판의 넓은 존에 힘입어 바깥쪽 위주의 피칭으로 잘 던졌다. 6이닝 무실점은 고무적인 수치고, 잔여경기에서 4선발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현희는 징계 이후 복귀전임을 감안해도 5이닝 8안타 1K 4실점이란 성적은 실망스러웠다. 아마도 불펜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김선기는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는 공격적인 투구를 하면서 임시선발 역할을 훌륭하게 잘 완수해냈다.

 

한현희의 삼성전 평균구속은 141.4였는데, 올 시즌 145를 넘긴 적이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몸상태는 무척 실망스럽다. 그 동안 실전투구가 없었던 것이 영향을 끼치는 모양이다. 그래도 불펜에서 1이닝 전력투구를 하면 평속 147~148은 찍으면서 틀어막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요키시는 수비진의 도움이 따라주지 않아 대량실점을 한 점이 아쉽다. 요키시는 물론 훌륭한 투수지만, 지금 키움의 내야수비는 요키시의 플레이스타일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수준이다. 내년에는 요키시의 파트너로 강속구 뜬공 투수가 한 명 왔으면 한다. 브리검-요키시의 조합은 내야수에게 어려운 난이도의 수비를 강요하는 고척돔을 홈으로 쓰는 구단에서 선택하기엔 다소 위험부담이 있었다. 그 약점을 보완하려면 다른 스타일의 투수가 필요하다.

 

 

(3) 불펜진

10월 불펜 ERA는 삼성전까지 4.98(7위) 피OPS .798(10위)이었다. 심각해보이지만 막상 9월 말부터 경기를 쭉 보면 불펜 부진이 경기에 미친 영향은 거의 없다. 대부분 가비지이닝에서의 실점이 많았고, 저번 주에도 조상우와 김동혁이 한번씩 폭발한 걸 빼면 불펜진에 그렇게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흥미로운 것은 1군에 있으면서도 17일을 쉬고 있는 김태훈의 존재. (이 글 쓰고 18일까지 쉬고 19일 LG전에 올라왔다) 조상우까지는 세이버메트릭스 운운하면서 6회에 낼 수 있어도, 여전히 감독이 전통적인 마무리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다는 방증이 되겠다. 사실 김태훈이야말로 6~7회에 굴리기 딱 좋은 선수인데, 김태훈을 중간에 쓰면 9회에 마무리가 없으니까. 

 

아무튼 살면서 1군 엔트리에 열흘 넘게 쉰 불펜투수가 몇 명씩 나오는 정규시즌은 처음 본다.

 

 

(4) 야수진

DH 2차전 3회말 변상권
DH 1차전 7회말 예진원

신준우-변상권-예진원-크레익이 모두 실책을 하면서 어렵게 된 시리즈인데, 유격수로 나오는 선수들이 수준 이하인 것은 여러 번 지적했으니 여기서는 생략. 외야 얘기만 해보자. 크레익은 스프링캠프부터 시작해도 외야수로 성공할 가망이 없다. 이 친구는 외야에서는 그냥 기본적인 포구조차도 어렵다. 크레익 재계약부터 우선 반대지만, 재계약하더라도 역할을 철저히 1루와 지명타자로 한정해야 한다.

 

DH 1차전 7회말 이용규를 예진원으로 교체하고 난 후 바로 예진원이 실책을 저지르면서 경기를 터뜨렸는데, 지금의 예진원은 공수 모두 부진하기 때문에 팬들에게 엄청난 원망을 듣고 있다. 물론 나는 예진원의 1년차 성적과 지명 순서, 스타일을 생각하면 변상권보다 꾸준히 더 기회를 주는 것도 이해가 간다고 적은 적이 있는데, DH 1차전 수비를 보면 남은 경기 순위싸움을 하면서 기용하는 건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그런데 문제는 박준태를 2군으로 보내면서 이주형을 올려서 대안이 딱히 없다는 거다. 일단 LG 3연전까지는 변상권-예진원의 불안불안한 수비를 계속 봐야 하고, 대타로 나오는 이주형도 아직 1군에서 통할 수준의 타격 능력을 갖췄는지는 의문이다. 타격 툴이 거의 없지만 수비나 눈야구 두 개는 보장하는 박준태를 말소했으니 실질적인 대수비요원은 박정음뿐이다. 박준태를 너무 성급하게 말소하면서 감독 스스로 퇴로를 막아버린 것이다. (올해 박준태 성적을 보면 딱히 우선시할 이유도 없지만, 그나마 확장엔트리인 지금 대수비로라도 못 써먹을 수준은 아닌데 굳이 2군으로 내린 것은 의아하다)

 

이정후가 근막 통증이 계속되면서 어제 LG전까지 지명타자로 나왔는데, 감독은 트레이닝 파트가 출전을 말렸는데도 불구하고 DH로 출전시켰다고 한다.

 

- 이정후가 계속 지명타자로 나오고 있는데.

"8월에 있었던 근막 통증이 재발했다. 대구 원정에서 상태가 안 좋았다. 송구 동작에 무리가 있어서 지명타자로 나간다. 타격에도 조금은 지장이 있을 것 같기는 하다." "대구에서도 트레이닝 파트에서는 휴식을 취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그래도 본인이 욕심을 내고 있다. 치는데는 지장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지명타자로라도 나가겠다고 했다."

[SPO잠실] 이정후 근막 통증 여전…홍원기 감독 "본인이 DH 가능하다고" (링크)

 

이정후의 타격 메커니즘상 옆구리 통증이 영향을 안 미칠 리가 없는데, 순위싸움한다고 휴식하라는 트레이닝 파트 의견 무시하고 내보내고 있으니 참... 물론 순위싸움이 급하지만, 애초에 제대로 운영을 했으면 이정후에게 하루 이틀 휴식 줄 여유 정도는 있었을 거 아닌가.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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