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5~0417
키움 vs 두산 (잠실)
4:2 승 / 1:4 패 / 6:2 승
1차전 애플러 / 최원준
2차전 요키시 / 이영하
3차전 최원태 / 미란다
3연속 위닝시리즈. 중간에 연승행진이 7로 마감되긴 했지만 여전히 순항 중이다. 작년 4월 성적은 10승 14패였는데 올해 벌써 9승(5패)을 달성했다. 기세가 좋다. 남은 일정은 SSG(문학)-KIA(고척)-한화(대전)-KT(고척)로 SSG만 제외하면 무난한 대진이다. SSG와의 승부에서 최소 1승을 거두고 (물론 오원석-폰트-김광현이라 쉽지 않다) 하위팀을 상대로 최대한 승수를 따내서 4월을 마쳐야 한다.
(1) 내야수비
올해 키움의 수비진은 역사상 가장 튼튼하다. 스탯티즈의 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WAAwithADJ - 포지션 조정 포함) 수치를 보면 키움이 1위다. 내야타구처리율(92.39%) 역시 1위며, 상대 주자들의 추가진루율(30.7%)도 3위로 SSG와 LG 다음으로 높다. DER(수비효율)로 보더라도 2위(.719)로 SSG(.754) 바로 다음이며 리그 평균인 .681보다 훨씬 높다. 이러한 수비의 안정에는 유격수 김주형과 2루수 김혜성의 공이 누구보다도 크다.
2차전과 3차전의 승부를 가른 것도 결국 수비의 차이. <'몇 점을 막은거야' 역전 발판 놓은 영웅 내야의 호수비 열전[잠실에서]>(스포츠한국) (링크) 에서의 언급처럼, 3차전에서의 호수비는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처음 최원태의 공은 분명히 나쁘지 않았지만 1회 2루수 맞고 안타, 2회 3루수 송성문의 실책과 뒤이어 안재석의 1루수 왼쪽 내야안타 등 산발적인 잽을 맞으며 흔들리기 시작했고, 4회 교체 직전에는 (박세혁 타석에서) 낮게 들어가던 체인지업마저도 높게 구사될 정도로 눈에 띄게 상태가 좋지 않았다. 주2회 선발등판의 여파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3회 안재석의 타구를 라인드라이브로 잡아낸 김혜성의 수비는 커브 폭투로 한 점을 실점하고 반쯤 정줄을 놓기 시작하던 최원태의 마지막 이성을 부여잡게 하는 계기가 되었고, 4회에도 김인태의 빠르고 강한 내야 바운드를 김주형이 잡아내 토스하는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며 득점권에서 추가실점을 하지 않음으로써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3회 김혜성 수비) (4회 김주형 수비)
2차전 강민국의 득점권 찬스 범타 두 번과 수비실책 한 번이 경기를 터뜨리게 되는 원인이 되었지만 김주형의 휴식은 분명 필요했다. 다만 강민국을 일요일 경기에 투입했으면 김주형이 이틀을 쉴 수 있었던 만큼 그러는 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결과적으로 강민국의 실책 때문에 김주형은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했기 때문이다. 강민국이 저지른 실책에 딱히 어떤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영입 당시에도 지적했지만 강민국은 공수 양면으로 모두 낙제점인 선수라 백업 유격수로 기용할 수 없는 선수다. 그런 선수를 유격수로 내보냈으면 당연히 사고는 각오해야 하는 것. 그냥 신준우와 김휘집의 시간벌이용 카드라는 본연의 임무만 충실히 다하길 바란다.
김혜성을 유격수 백업으로 세우라는 의견도 존재하지만 현재 김혜성이 2루수로서 통곡의 벽에 가까운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굳이 포지션을 바꿔서 좋은 리듬을 깰 필요는 없다. 김혜성은 1군에서 되도록 2루수로 쓰고 (물론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유격수 투입을 고려해볼 수는 있겠다) 백업 유격수를 새롭게 키워내는 편이 좋을 것이다. 그 동안 김지수-김혜성의 존재로 인해 다른 팀은 골머리를 앓는 백업 유격수 걱정이 전혀 없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2) 애플러
제2의 스미스가 아니냐는 나의 의심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아주 잘해주고 있다. 더 많은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넣고(애플러 67.8% vs 스미스 59.4%) 더 빠르게 승부하며(애플러 타석당 투구수 3.55 vs 스미스 4.19) 더 뛰어난 땅볼유도능력 (애플러 땅뜬비 2.42 vs 스미스 1.40)을 보이고 있다는 게 특징. 구종으로 비교해봐도 커브 외에는 별다른 게 없었던 스미스에 비하면 애플러는 커브(구사율 13.7% / Contact 62.5%) 체인지업(구사율 17.2% / Contact 75.0%) 두 구종의 구사 능력이 더 뛰어나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지적받았던 슬라이더는 제구나 위력(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308) 면에서 약간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일단 첫 단추는 잘 꿰었다. 지금까지 3경기에서 68-78-81구를 투구했는데 앞으로 100구 가까이 던지면서 더 많은 이닝을 투구할 수 있다는 점만 증명한다면 팀의 3-4선발로 충분히 성공적인 영입이 될 수 있겠다.
(3) 박찬혁, 2022 신인왕
1차전 최승용의 공을 받아쳐 잠실 좌측 폴대를 때리는 고각의 홈런 타구를 만든 데 이어, 3차전에도 권휘의 몰린 슬라이더를 깨끗하게 좌중간으로 보내 2타점 적시타를 만듦으로써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물론 3일 동안 무려 9개의 삼진을 먹으면서 (특히 2차전에는 4타석 4삼진이었다) 신인다운 성장통을 겪기도 했지만, 결국 이것도 대타자로 자라나기 위한 작은 계단 한 단 한 단에 불과할 것이다.
박찬혁이 신인왕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있고, 그 레이스를 1위로 통과하리라는 예측은 의심할 이유가 없다. 떨어지는 공으로 집중견제를 받기 시작하면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문제겠지만, 투수들도 사람이라 반드시 실투는 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박찬혁은 이에 대처할 역량이 있다. 우투수의 떨공을 극복한다면 다음 과제는 일요일 경기 미란다가 던졌던 포크볼과 흡사한 (박찬혁의 스윙 궤적과 수직이라 쳐내기가 쉽지 않은) 좌투수의 떨어지는 변화구를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되리라. 지켜보시라. 박찬혁은 신인왕이 된다.
(4) 불펜진
7연승 시작 시기인 4월 8일부터 세어보면 투수진 전체 ERA는 1.63이며(전체 1위) 그 중에서도 불펜 ERA는 1.53(29.1이닝 5실점)다. (직접 세어본 것이라 약간 혼동이 있을 수 있지만 1점대인 건 맞는 거 같다) 현재 불펜진은 김재웅-김태훈의 필승조를 필두로 하영민-문성현-이승호의 A조 후보들과 김준형-윤정현의 B조까지 아주 잘 버텨주고 있다. 윤정현은 일요일 경기에서 우타자를 상대로는 커맨드가 꽤 흔들렸지만 수비의 도움을 받아 극복해내며 커리어 첫 승을 신고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홍원기 감독의 꼬장. 토요일 경기를 앞두고 '마무리투수는 언제든지 나갈 수 있어야 한다'며 4연투마저 불사하겠다는 무시무시한 집념을 선보였고, 일요일 경기에도 김재웅을 8회말 6:2 상황에 그냥 내보냈다. 김재웅은 이로써 주4 투구를 2주 연속 달성.
KBO리그에서 초반에 바짝 승수를 벌어놔야 한 시즌 운영이 편하다는 데는 나도 동의하지만, 자주 나올수록 제구가 흔들리는 게 뻔히 보이는 김재웅과 김태훈을 굳이 초반부터 뽑아먹는 자충수를 둬서는 안된다. 게다가 올 시즌 같은 투고타저에서는 웬만한 불펜투수만 내보내도 1이닝은 가볍게 막을 수 있다. 어차피 나중에 승부처가 되면 불펜투수들을 더 자주 투입해야 할 때가 분명히 온다. 그때를 위하여 아껴두는 것이다.
(5) 타순 조정
5번과 3루수 자리에서 전방위 폐를 끼치고 있는 송성문은 타순을 시급하게 강등해야 하는 대상이다. 어차피 유일한 대안이 전병우라 쉽사리 3루에서 뺄 수는 없겠지만, 계속 라인업에 넣어주는 것만으로도 믿음의 야구는 달성가능하다. 송성문-이지영-전병우가 중간에서 기회를 날리는 타선을 지속하는 건 팀의 공격력에 심각하게 해가 된다. 되도록 5번은 박동원이 나오고, 6-7번에 김주형과 박찬혁을 붙여야 한다. 박찬혁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기조는 좋지만 6번 위로 올리지 않는 이상 7-8-9 중 어느 타순에 나오더라도 박찬혁에게 큰 부담은 아닐 거다. 득점력을 알아서 깎아먹는 현재의 타순 구도는 반드시 깨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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