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키움 히어로즈

0419~0421

키움 vs SSG (문학)

8:5 승 / 1:6 패 / 2:4 패

1차전 정찬헌 / 오원석

2차전 안우진 / 폰트

3차전 애플러 / 김광현

 

0422~0424

KIA vs 키움 (고척)

5:4 패 / 1:3 승 / 14:2 패

1차전 로니 / 요키시

2차전 이의리 / 최원태

3차전 한승혁 / 한현희

 

 

좋았던 흐름 다 끊어먹고 두 시리즈 연속 루징시리즈 달성. SSG와의 주중 시리즈는 1승만 건져도 본전인 시리즈라 여겼기에 그렇게 타격이 크지 않았다. 정찬헌으로 오원석을 잡아낸 것은 정찬헌이 로테이션 생존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1승 이상의 가치가 있었고, 안우진의 난타는 언젠가 찾아왔을 세금이라 여기면 그만. 다만 KIA와의 주말 시리즈에서 요키시가 난타를 당한 것이 아쉽다. 이전까지 KIA와의 통산 전적에서 ERA 1점대로 무척 강세를 보였던 요키시였지만, 이 날은 6이닝 동안 안타 9개를 맞으며 5실점으로 무척 힘들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40% 이상의 커브 비율을 가져가며 삼진도 8개를 잡아냈고, 이는 작년 KIA전과 비슷한 피칭 전략이었지만 결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2021시즌 KIA전 3경기 중 2,3번째 경기에서 6이닝 1실점)

 

일요일 한현희의 피칭은 남아있는 트레이드 가치마저 깎아먹는 굉장히 좋지 않은 스타트였다. 감독은 그 동안 퓨처스에서의 부진을 실전과는 상관없는 컨디션 점검 차원이었다고 감쌌지만(나도 퓨처스 등판이 딱히 의미있는 게 아니라는 데는 동의한다만) 1군에 올라와서도 상대 좌타에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준다면 시즌 후의 FA 대박마저 장담하기 어렵다. 지금 한현희에게 바라는 건 잘 (열심히X 잘O) 던져서 최대한 유망주가 많은 팀으로 이적해주는 거 하나뿐이다.

 

 

-박동원 트레이드

겨울부터 논의된 트레이드가 결국 실행되었다. 몇 년간 히어로즈가 박동원의 트레이드 및 포수 출전 여부를 놓고 기싸움을 벌였고, 박동원도 과거부터 꾸준히 (이지영 영입 훨씬 전부터) 이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는 것이 정황상 확실하다는 걸 고려하면 오히려 트레이드가 너무 늦게 이루어졌다는 생각도 든다. KIA로 박동원을 보내는 대가로 키움이 얻은 카드는 김태진+현금 10억+2차 2라운드 지명권(전체 12번)이다. 일단 여러 기사를 종합해서 박동원 트레이드에 대한 정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박동원의 트레이드 얘기가 먼저 나온 건 2021시즌이 끝난 직후였다. 키움은 박동원을 비롯해 이지영, 김재현 등이 선발투수들을 나눠 맡는 포수 분담제를 실시하는 팀이다. 2022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박동원은 포수 출전 시간이 적으면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높이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박동원은 포수로 꾸준히 출전하고 싶은 의사와 함께 트레이드도 괜찮다는 의사를 키움 구단에 전했다.

선수의 요청도 있었던 만큼 키움은 트레이드에 적극 나섰다. 포수 보강을 원한 KIA가 키움에 꽤나 세부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트레이드가 성사 단계에 이르렀다. 지난 겨울에도 KIA가 제시한 조건은 이번에 성사된 ‘김태진+신인 2라운드 지명권+현금 10억 원’이었다. 성사 막바지 단계에서 갑자기 키움이 트레이드 의사를 철회했다. 당시 키움은 FA 시장에서 박병호(36·현 KT 위즈)를 잡지 못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키움이 팀 중심 선수의 연이은 이탈을 부담스러워 한 탓이었다.

무산되는 듯 했던 이 트레이드는 이후 한 차례 이상 더 논의된 뒤 지난 23일 급물살을 탔다. 양 측의 조건은 이전과 같았다. KIA는 포수 보강이 절실했고, 키움은 박동원에게 포수 출장을 많이 보장해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양 팀은 24일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겨울 시작·늦봄 성사’ 박동원 트레이드, 상세히 살펴본 과정 ‘A to Z’ / 스포츠동아 장은상 (링크)


지역 구단의 한 구단 관계자는 “박동원에게 특별한 노쇠화나 기량저하가 보이지 않았음에도 포수로서 출전 기회가 대폭 줄어들자, 많은 구단들은 그가 트레이드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우리를 포함해 복수 구단이 내부 검토를 했거나 실제 트레이드 문의를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이 구단 관계자는 “키움이 박동원을 FA로 붙잡을 것이라고 생각한 구단은 거의 없었을 것”이라며 “지난해와 올해 박동원의 포수 역할이 줄었던 것은 ‘다음 계획’을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었겠나”라는 견해를 들려줬다.

-‘현금 트레이드’ 히어로즈, 팬 향한 예의는 어디에 [MK시선] / MK스포츠 김원익 (링크)

키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처음 트레이드가 논의되던 스토브리그 당시 KIA가 제시한 현금 금액이 대단히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 단위가 달랐다고 들었다. KIA가 선수 누출의 부담을 줄이는 대신 현금의 단위를 높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금 트레이드에 대한 키움의 부담감이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 키움이 현금이 낀 트레이드에 대해 신경을 썼다고 한다. 현금 트레이드라는 부분에서 키움측이 거부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KIA의 제시액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트레이드도 무산이 됐다, KIA측도 키움의 입장을 고려해 현금 트레이드 폭을 줄이며 10억 원으로 제시액 단위가 정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10억 때문에 승인 거부?' 원래 제시액은 단위가 달랐다 / MK스포츠 정철우 (링크)

1. 박동원은 2021시즌 이후 꾸준한 포수 출전을 요구했고, 그렇게 할 수 없다면 트레이드라도 해달라고 구단에 요청했다.

2. 박동원에게 노쇠화나 기량 저하가 보이지 않았는데도 포수로서의 출전 기회가 줄어들자, 복수 구단이 내부 검토 혹은 트레이드 문의를 했다.

3. 2021시즌 이후 주전포수가 필요했던 KIA는 당초 더 많은 현금을 포함한 트레이드 카드를 제시했으나, 현금 트레이드에 대한 키움의 부담감으로 현금 단위가 줄어들었다.

4. 트레이드는 지금과 같은 조건으로 성사 단계에 이르렀으나, 박병호를 잡지 못해 여론의 질타를 받은 데다가 중심선수의 연속 이탈을 부담스러워한 키움의 트레이드 의사 철회로 무산되었다.

5. 이후 시즌 중 트레이드가 한 차례 이상 더 논의되었고, 23일 조건이 급격하게 진행된 이후 24일 공식적으로 트레이드가 발표되었다.

 

트레이드 자체의 대가는 넉넉하게 받았다. 박동원이 FA로 나가면 키움이 받을 수 있었던 보상 규모는 26번째 선수와 현금 3.1억 혹은 현금 6.2억이다. 현금은 넉넉하게 챙겼고, 예년 같으면 2차 1라운드에 해당하는 12순위라는 높은 픽에 김태진이라는 백업 내야수까지 영수증으로 수령했으니 트레이드만 따지고 볼 때는 나쁘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트레이드의 손익을 단순히 박동원의 가치만 놓고 저울질할 수는 없는 법이다. 만약 키움이 올 시즌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다면, 그 첫 번째 원인은 이 트레이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 3년간 wRC+ 120 이상을 두 번 기록하고, WAR 2~3승을 꾸준하게 올린, 20홈런이 가능한 오른손 파워히터 박동원은 당장 허약한 키움 타선에 너무나도 필요한 존재였다. 포수로서의 능력만 놓고 봐도 노쇠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이지영과 몇 년째 백업포수의 기량에 머무르고 있는 김재현은 박동원에 비할 바가 아니다. (늦은 시기에 포수를 시작한 데다가, 현역으로 군대에 가 상무에서 포수 경험을 쌓을 기회조차 없어진 주효상은 언급할 이유도 없다.)

 

결과적으로 이 트레이드로 인해, 키움은 리그 역사를 다시 쓸 수 있는 선수인 이정후의 남은 서비스타임 2년 중 1년을 또 다시 낭비하게 됐다. 정상적인 팀이라면 서건창과 박병호를 모두 내보내서 연봉을 아낀 다음 (물론 정상적인 팀이었다면 박병호를 FA로 내보낼 일도 없었겠지만) 100만 달러짜리 용병을 야심차게 영입했다면 올 시즌은 적어도 우승을 향해 승부를 걸어봐야 이치에 맞는다. 하지만 키움은 오히려 박동원을 트레이드함으로써 타선과 포수진의 약화를 자초했다. 그렇다고 내년에 이 팀이 무슨 거창한 전력보강을 해서 왕좌에 도전할 건가? 그러지도 않을 것 아닌가.

 

선수단의 전력 외의 면면을 살펴보자면, 키움은 또다시 팬들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신뢰를 깎아먹는 데 성공했다. (사실 깎아먹을 신뢰가 있었는지조차 의문이다만) 히어로즈 역사 초창기의 선수 트레이드가 (굉장히 많이 선해해서) 팀의 생존 여부가 달려 어쩔 수 없이 진행된 무브라면, 현재는 적당히 5강 갈 정도면 되는 팀을 만들기 위해 계속 핵심선수들을 유출하는 헛짓거리를 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이전에는 달콤한 미래를 약속했기에 그 미래가 리그 간판급 타자들의 성장과 한국시리즈 진출, 계속되는 가을야구라는 현재로 다가온 순간 조금이나마 과거를 용인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포스트시즌 말석을 차지하는 정도로 더 이상 만족할 팬도 없으며, 혹여나 성적이 나오지 않았을 때 팬들의 시름을 잠시 잊게 해줄 추억팔이용 과거의 선수들도 존재하지 않는다.

 

 

-김태진

유망주든 불펜 말번이든 투수, 혹은 3옵션급이라도 좋으니 포수를 받아왔어야 한다는 마음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왕 온 선수니 대충 체크해보자. 일단 공격에서는 별달리 기대할 구석이 없다.

 

전병우 .224 .665 wRC+ 79.6

송성문 .249 .685 wRC+ 78.3

김태진 .267 .641 wRC+ 65.4

 

부실한 공격력의 전병우와 송성문보다도 타격 실력은 한 끗이 떨어지는 선수다. 1137타석에서 얻어낸 볼넷 비율이 4.8%에 불과하니 눈야구를 기반으로 한 출루를 바랄 수도 없다. 2019시즌 4개 포지션을 오가며 두 달 정도 3할대의 타격을 보이며 한때 히트를 치는가도 싶었지만 그 시즌의 성적도 399타석에서 .275 .684 wRC+ 84에 불과했다. KIA로 트레이드될 당시에는 발사각을 올리고 있다는 언급이 있었는데 문제는 김태진은 리그 평균보다도 떨어지는 타구 속도를 지닌 타자라 발사각 상승이 그다지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거다. 긍정적인 측면을 살펴보자면 작년 직구(.296)와 투심(.419)에는 그나마 타격 성적이 괜찮았고, 우투수 상대 플래툰으로 출전한다면 (2021시즌 우투수 상대 299타석 .300 .706, 좌투수 상대 115타석 .208 .516) 상대적으로 더 나은 성적을 거둘 수도 있겠다.

 

발은 빠르지만 통산 도루성공률 65.1%(28도루/15도실) RAA주루 -2.67이라는 숫자를 볼 때 차라리 뛰지 않게 시키는 게 현명한 판단일 것이다. 프로에서는 3루가 주 포지션이었지만 송구/수비능력을 감안한다면 2루가 더 적합한 선수라고 본다.

 

김태진에 대한 기대치는 크지 않다. 한 달 정도 주전으로 나와서 3할을 치면서 송성문이 페이스를 올릴 때까지 버티다가 교대하고, 김혜성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게 되면 비게 되는 2루를 대신 맡아주는 정도면 족하다. 혹시 외야 포지션을 겸업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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