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키움 히어로즈

0524~0526

키움 vs LG (잠실)

6:4 승 / 10:5 승 / 12:5 승

1차전 정찬헌 / 김윤식

2차전 안우진 / 임찬규

3차전 요키시 / 플럿코

 

 

LG전을 스윕으로 따내면서 단독 2위까지 올라왔다. 이쯤에서 한번 정리해보자. 지난 열흘간 (3개의 시리즈 동안) 리그 슬래시라인은 .263 .340 .391이었다. 키움은 .284 .363 .457로 훨씬 높다. (타율 4위, 출루율 3위, 장타율 1위, OPS 2위) 다른 팀이 이 열흘 동안 3루타 1개 혹은 0개를 쳤는데, 키움은 홀로 8개를 몰아쳤다.

 

반면 리그 선발 ERA 4.21 / 구원 ERA 4.85에 비하면 키움의 ERA는 그다지 특별하게 낮진 않았다. (선발 ERA 3.83 / 4위, 불펜 ERA 4.70 / 5위) 요키시는 조금씩 흔들림이 있었고, 안우진은 두 경기 연속 6이닝을 소화하긴 했으나 극과 극의 차이였다. 최원태는 17일 NC전에서 잘 던졌지만 다시 22일 한화전에서는 이전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크게 무너진 투수는 누구도 없었다. NC-LG전을 거치면서 정찬헌이 무너진 것이야 예상하던 흐름이지만, 나머지 투수들은 어쨌든 자기 몫을 하였다. 불펜에서도 김재웅(4경기 4이닝 0 / .154 .421) 하영민(4경기 3.1이닝 0 / .083 .167) 문성현(4경기 3.1이닝 0 / .250 .607) 등 주간 미스터제로들이 있었고, 이승호도 내용은 안 좋았으나 터지지 않고 무사히 3경기 연속 세이브를 해냈다.

 

쾌조의 기세를 만든 것은 역시 타선이다. 1번 김태진(45타석 .350 .786) 2번 김휘집(34타석 .355 .863)이 시작하며 3번 이정후(29타석 .333 1.083) 4번 김혜성(40타석 .394 1.147)이 해결해주는 이 열흘 간의 타선 구성은 아주 훌륭했다. 김혜성의 현재 득점권 타율은 .452에 달하며, 5월 초 하향세를 그리던 이정후도 다시 4경기 연속 장타, 최근 5경기 6장타로 서서히 감을 잡아가는 듯한 모습이다.

 

이정후의 5월 상반기와 현재까지의 성적 비교. 삼진은 한 번도 없었으므로 굳이 넣지 않았다.

이러한 타석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푸이그라도 좀 터져준다면 상위권 유지의 꿈을 계속 키우련만 200타석들 돌파하고도 타율 .205 OPS .640이나 기록하고 있는 용병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기는 곤란할 듯. 맞으면 장타인데 맞질 않으니.

 

 

(1) 3연전 평가

 

화요일 경기는 김윤식이 5회까지 잘 던져서 다소 불리했지만 6회 9-1-2번에서 판을 흔들어 뒤집을 수 있었다. 박주홍의 선두타자 안타는 기대치 못한 행운이었지만, 이를 김태진과 김휘집이 잘 이어준 것은 실력. 경기가 한번 뒤집히면서 LG가 필승조를 아끼는 방향으로 나아갔고, 그 와중에 9회 김준완의 추가점까지 뽑으며 3점차로 여유롭게 9회에 들어가 마무리에 성공했다. 이승호의 피칭은 전반적으로 불안했다만 마지막 채은성에게 슬라이더로 투땅을 유도한 코스는 좋았다.

 

수요일 경기 역시 김재현의 솔로홈런 이후 김준완-김태진-김휘집으로 이어지는 9-1-2번이 안타를 치면서 선제적으로 점수를 만들어냈다. 목요일 경기도 3회 송찬의의 실책을 틈타 푸이그가 2루까지 가며 만들어진 찬스를 김태진-김휘집이 놓치지 않고 선취점으로 연결하여 승리. 안우진과 요키시의 투구는 100점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5회 이상 버티면서 제 몫들을 했고, 타선이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이상적인 3연전의 예라고 할 수 있겠다.

 

 

(2) 1-2번의 활약

 

오늘 비록 10주 부상으로 이탈하긴 했지만 김태진의 트레이드 이후 활약은 놀라운 것이었다. 4개 포지션을 땜빵하며 옮겨다니면서도 이적 이후 84타석에서 3할 타율을 넘기며 공수 양면에서 팀에 꾸준히 기여했다. 지난 2주간 김태진이 없었다면 1번 타순이 매우 빈약해졌을 것이다. 부디 빠르게 회복할 수 있기를, 아니면 혹 빠르진 않더라도 100%의 몸상태를 만들어서 올라올 수 있기를 기원한다.

 

김휘집 역시 이전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유격수 자리에 안착했다. 아직까지 유격수를 맡으며 실책을 1개도 기록하지 않았고, 수비 스텝이나 송구 동작에서도 한층 발전했으며 타격 또한 놀라울 정도다. 26일까지 직구 컨택률 96%, 타율 .538을 기록하며 작년의 77.5% / .138을 기록했던 그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으니 실로 '괄목상대' 라 하겠다. 타석에서 볼카운트에 따라 상대 구종을 예측해가며 레그킥의 타이밍을 조절하는 것도 인상깊었다. 수싸움 능력이 한층 안정된 거 같은데 한 고비만 잘 넘기면 팀의 레귤러로 성장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인다.

 

 

(3) 불펜진

 

감독의 1이닝 책임제가 잘 정착하고 있다. 꼭 1이닝을 고수하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위기상황이 오면 다른 투수들을 기용해가면서 끊어주는 유연성이 돋보인다. 홍원기 감독이 작년에 비하면 훨씬 합리적인 운용을 하고 있다. 김재웅과 이승호가 워낙 확고하게 잘해주고 있어서 그렇겠지만, 장재영을 무리하게 상위 순번으로 올리지 않는 인내심도 마음에 든다.

 

김성진은 복귀한 이후 14타자를 상대해서 2안타만 맞았다. 커맨드가 안정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하영민 역시 상승세 기간 동안 4경기에 나와서 좋은 피칭을 해주었다. 장재영은 신인급 투수 치고 잘하고 있지만 (삼진비율 15.2%→28.3%, 볼넷비율 26.1%→10.0%) 엄청나게 안타를 맞고 있는 게 단점이다. 직구 헛스윙률은 34.2%지만 맞으면 일단 .441로 절반 가까이 안타를 허용한다. 좀더 커맨드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겠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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