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키움 히어로즈

0906~0911

vs 삼성 (대구) 4:11 패 / 애플러 vs 뷰캐넌

vs 삼성 (대구) 1:2 패 / 주승우 vs 수아레즈

vs LG (고척) 3:2 승 / 요키시 vs 임찬규

vs LG (고척) 3:6 패 / 한현희 vs 김윤식

vs KT (고척) 1:2 패 / 정찬헌 vs 벤자민

vs KT (고척) 5:0 승 / 애플러 vs 고영표

 

 

(1) 목~일요일에 선발이 7-7-6-7이닝을 던지면서 팀을 구했다. 사실 주승우를 내세운 수요일 경기마저 주승우와 그 뒤를 이은 윤정현이 6이닝 1실점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번 주 선발은 120% 할 일을 했다. 그러나 고작 팀은 2승 4패.

 

(2) 우선 지적하고 싶은 점은 아무리 결과가 좋았어도 주승우 같은 1군에서 준비가 안된 신인투수를 순위싸움 도중에 선발로 내는 건 자살행위에 가깝다는 거다. '미친 인간의 만용'이라고 했더니 페잉에서 바로 지적 날아오더라. 말이 심하긴 했지만 나는 감독의 운용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만약 경기가 크게 터졌다면 그 1패는 단순한 1패가 아니라 미래 주축투수가 될 수도 있는 유망주의 멘탈까지 망가뜨리는 1패일 수 있었다. 첫 불펜등판 경기를 보나 선발등판 경기를 보나 주승우는 아직 1군 선발이나 주요 불펜으로 기용할 상태가 아니다.

 

(3) 애플러는 화요일에는 못 던졌지만 일요일에는 고영표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이라는 (좋은 의미의) 사고를 쳤다. 팔 각도를 높인 게 주효했다는데 팔 각도를 조정하면서 슬라이더의 움직임 등에 변화가 있지 않았나 하는 추측을 해본다. 하지만 남은 시즌 로저스급 호투를 해주는 게 아니라면 재계약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 애플러의 직구는 여전히 피장타율 .600 후반대의 형편없는 구질이며, 그의 체인지업과 포크볼마저도 좌타자를 상대로 압도적으로 이점을 가진 구종은 아니다.

 

(4) 김태훈이 허리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되면서 김선기가 셋업을 맡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김재웅-김성진or김선기-김동혁or양현 순으로 불펜 순번을 구성하는 게 그나마 답이라고 본다. 박승주는 7회 정도까진 올릴 수도 있겠지만 셋업으로 고려할 수 있는 투수는 아니며, 이명종-이영준-윤정현 등은 철저히 후순위로 두어야 할 것이다.

 

(5) 세부적인 경기 내용에 대해 말할 건 많지 않은데, 한 주 내내 김준완(4경기)-박찬혁(1경기)-이용규(1경기) 세 명이 돌아가며 1번에 나왔지만 대타들까지 합쳐도 21타수 1안타라는 점이 경악스럽다... 어디서 나의 글을 봤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내가 후반기 시작부터 내내 김준완을 1번에 그만 써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해왔다는 걸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6) 그러나 9일 박찬혁의 5회는 굉장히 실망이었는데 우선 페어인지 파울인지 확실하지도 않은 타구를 구경하느라 2루를 못 갔고 기껏 살아나간 이닝에 견제사아웃으로 찬물을 끼얹었다... 최근 박찬혁은 타석에서 질 좋은 타구를 생산한 적도 거의 없는 만큼 1군에서 말소된 게 전혀 부당한 일이라고 보지 않는다. 최대한 많은 타석에 들어서면서 최대한 많이 외야수비 경험을 하고 올라오길 바란다.

 

(7) 9월 첫 주 주말 경기에서 김혜성이 김택형과 충돌하면서 중수골 골절로 이탈한 게 이번 달의 가장 큰 악재다. 물론 고의일 거란 생각을 하진 않았지만 (송구도 받고 1루도 밟으려다 몸의 균형을 잃어서 미끄러진 것이 명확하다) 결과도 너무 좋지 않고 충돌 이후 양다리를 번갈아 붙잡고 나란히 뒹구는 걸 보니 좋은 감정을 가지기는 힘들다.

 

(8) 임지열이 저번 주 2루타와 볼넷을 꼬박꼬박 적립하며 2번에서 의외의 활약을 펼쳤는데 물론 스몰샘플이니 크게 기대는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할 것이나... 팀에서 지난 몇 년간 항상 갈증을 느꼈던 파워 툴 있는 우타 외야수라는 점에서 마냥 무시하고 넘어가기도 그렇다. 남은 경기에서는 최대한 기회를 몰아주면서 과연 포텐 발현의 일환인지 아니면 몇 번의 행운이 겹친 결과인지 시험해보길 바란다.

 

(9) 이 글을 쓰면서 2군 경기를 잠시 구경했는데 이종민은 늘 그렇듯 2군 타자 상대로는 굉장히 잘했고, 이재홍의 부드러운 스윙도 돋보였다. 박주홍은 퓨처스리그 역대 31번째 힛포더사이클을 달성하나 했지만 마지막 4번째 타석에서의 타구를 기록원이 3루타가 아닌 2루타로 판단하면서 대기록이 무산되고 말았다. 오늘 좌투수 몸쪽 공 돌리듯 1군에서 돌렸다면 진작 주전이었을 텐데 참으로 안타까운 대목이다. 박주홍뿐만 아니라 이전 히어로즈 거포 유망주라던 장영석-허정협, 최근의 임병욱-김웅빈-이주형 등등... 인내심을 장착한 2군 여포들이 1군에만 오면 소극적인 스윙으로 일관하며 주도권을 빼앗기는 걸 보면 참 아쉽다. 누군가 이 악의 순환을 깨줘야 하는데...

 

(10) 특히 김웅빈은 지난 2년간 어떠한 스텝업의 가망도 보이지 않았다는 데서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작년 어린이날 3홈런 이후 자신의 핫존인 바깥쪽 공 공략조차 제대로 하는 모습을 한 타석에서조차 보여준 적이 없다. (뭐 찾아보면 지난 주말 KT전 3루타처럼 있긴 있을 텐데... 수사적인 표현임을 명심하시라) 동갑내기인 송성문은 공격이 안 되더라도 올해 리그 평균 이상급으로 올라온 3루 수비를 바탕으로 하위타선에서라도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김웅빈은 1루에서도 딱히 수비가 좋은 편이 아니며, 따라서 공격력에서 강한 비교우위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굳이 1군에 있을 이유가 없다... 2025년쯤 오재일처럼 터질 수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그 전에 이 팀에서 포텐 폭발하는 게 팀에게나 개인에게나 좋은 일임을 당부한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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