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키움 히어로즈

0913~0918

vs KIA (광주) 4:1 승 / 안우진 vs 이의리

vs KIA (광주) 2:0 승 / 요키시 vs 놀린

vs 롯데 (사직) 2:4 패 / 한현희 vs 이인복

vs 롯데 (사직) 12:10 승 / 정찬헌 vs 반즈

vs NC (고척) 10:3 승 / 애플러 vs 루친스키

vs NC (고척) 1:5 패 / 안우진 vs 김태경

 

 

(1) 안우진의 주2 투구는 절반의 성공. 200탈삼진을 돌파하며 국내 투수로는 10년 만에 200K 고지 돌파, 덤으로 히어로즈 프랜차이즈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투구라는 기록도 세웠다. 화요일 경기에서는 몇 번의 실투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제구를 보였던 반면에, 일요일 경기에서는 200탈삼진 기록을 세운 이후 제구가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시즌 중 있을 수 있는 부침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건 없겠다. 요키시는 KIA 타자들이 경기 초반 유인구에 거의 반응을 하지 않았는데도 문제없이 7.2이닝 투구를 하며 단일팀 4시즌 연속 10승을 거둔 4번째 외국인 투수가 되었다. (밴헤켄이 2번째다)

 

애플러의 재계약 여부를 놓고 현장에서는 어떤 판단을 내리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토요일 경기의 위태위태한 피칭을 보면 재계약을 한다고 내년에 딱히 더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는 보장은 없다. 애플러의 현재 성적은 24경기 132.1이닝 ERA 4.49, WAR 0.97, ERA+ 89.5, FIP+ 92.1인데 이는 2016년 대체외인으로 들어왔던 투수 맥그레거(14경기 90이닝 ERA 5.20, WAR 1.36, ERA+ 101, FIP+ 102.5)보다도 나쁜 성적이다. 그렇다고 새로 장착한 포크볼이 특별히 눈에 띄는 구종도 아니다. NC 타자들은 애플러의 포크볼을 골라내거나 컨택하는 데 전혀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기본만 하는' 외국인 투수를 뽑아온다면, 내년 선발은 안우진-요키시-외국인-최원태라는 기틀은 충분히 잡힌다. 한현희야 놓칠 게 확실하지만, 구위나 제구나 눈에 띄게 안 좋아진(HR/9 0.47 → 1.40) 정찬헌을 굳이 FA로 잡을 이유 역시 없다. 정찬헌의 적정 계약규모 수준은 현 시점에서는 1년 2억~2년 5억 정도라고 본다.

 

 

(2) 김선기와 김동혁이 나란히 3연투(김선기 13~15일, 김동혁 16~18일)를 하며 한 주를 책임졌고, 윤정현도 주4 등판하면서 4경기 3.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현재 불펜에서 김선기와 윤정현의 비중이 이리도 높아진 건 시즌 전에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는데, 아무튼 주요한 고비에서 이 둘이라도 무너지지 않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시즌 막판 순위싸움 중이라는 특성도 있겠지만 저 3명이 자주 기용된 건 결국 다른 불펜 투수에 대한 불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는데, 실제로 16일 롯데전에서 김성진은 0.2이닝 6실점 투구를 하며 앞서나가고 있었던 경기에서 결국 마무리 김재웅을 소환시켰고, 18일 NC전에 등판한 박승주도 6타자에게 안타 1개와 볼넷 3개를 허용하며 패전조로도 실격인 모습을 드러냈다. 불펜에서 4~5순번을 맡아줘야 하는 투수들이 이토록 함량 미달이면, 자연스럽게 상위 불펜투수들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나마 박승주가 깔아놓은 만루를 주승우가 막아냈는데, 이전 두 경기와 다르게 한 타석뿐이었지만 일요일 경기에서는 안정된 제구와 훨씬 더 오른 구속(평균 145km/h)으로 안정감을 주었다. 히어로즈 포스트시즌 엔트리의 특성상 거의 무조건 주승우는 명단에 포함되겠지만, 실전에서도 기용할 수 있는지 판가름하려면 남은 경기 어느 정도는 더 마운드에 내봐야 할 듯 하다.

 

 

(3) 우선 내야수비의 부실함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16일 롯데전 같은 경우에는 3루 한동희-유격 박승욱-2루 김민수로 이어지는 상대의 수비진도 수준 이하였던 탓에 개싸움 구도가 되면서 간신히 승리를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저번 주 히어로즈 선수들의 내야수비는 정말 최악이었다. 2사에 1루로 바로 송구하면 끝날 상황에 굳이 2루 주자를 잡겠다고 쫓아가다가 세이프를 만들어준 송성문이나(16일 롯데전 6회말) 지옥의 2루 토스를 보여준 김선기나(13일 KIA전 마무리 상황) 4회엔 공 놓치고 7회엔 훨씬 가까운 2루에 공 안 던지고 1루에 세월아네월아 송구하는 김휘집이나 번트 수비를 못해서 타자주자는 내보내고, 2루에서 선행주자를 분명히 아웃시킬 수 있는데 1루에 송구하는 윤정현이나(15일 롯데전) ... 적다보니 이거 끝이 없다. 상대적으로 덜 튀어서 명시 안하긴 했는데 김혜성의 2루 수비에 비한다면 김태진도 썩 납득하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의 수비범위는 아니다. 전반기에 리그 최고의 수비를 보여주던 팀이 왜 후반기에 이렇게 추락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번 주에 야수진에서 감독에게 불만인 건 예진원 선발로 2타석 세웠다가 두 번 삼진 먹으니까 바로 리그 가성비 최악의 타자 이용규 대타 낸 거밖에 없는데 (1준완은 이제 뭐라고 하기도 지친다) 팀 타선이 제대로 안 돌아가고 있고 그때 2군에서 잘 치고 있던 타자가 올라왔으면 제발 꾸준히 써볼 생각을 좀 하면 좋겠다.

 

 

(4) 개별적으로 뜯어보자면 김태진은 2루수로서는 아쉬움이 있을지언정 공격에서는 6경기 23타수 11안타로 저번 주 최고의 타자였다. 특히 15일 롯데전에서는 4안타를 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타격감이 꾸준히 가는 게 아니라 1~2주마다 최고와 최악의 사이클을 반복한다는 게 걸리는 점이다. 송성문은 놀린을 상대로 결승타를 만드는 게스히팅은 좋았으나 날려먹은 기회가 워낙 많아 주간 성적이 좋음에도 곧이곧대로 칭찬해줄 수 없었고, 이정후도 17일 NC전 4타점 경기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타격감이 떨어져있는 게 보여서 아쉬웠다. (물론 김주원의 타구를 호수비로 걷어내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건 저번 주, 아니 이번 달 최고의 수비로 칭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임지열은 불을 뿜었던 2주차(14타수 6안타 2볼넷 5삼진)에 이어 저번 3주차에는 약간 정체된 모습이었는데(21타수 6안타 2볼넷 10삼진) 특히 일요일 경기에서는 존 들어오는 직구 3개 놓치기 좋은 코스 내야플라이 날리기 바깥쪽 직구에 스탠딩삼진 먹기 변화구 3개에 헛스윙하기 등등 파워히터 유망주가 겪을 수 있는 모든 시행착오를 다 압축적으로 겪었다. 지금까지는 낮은 코스 직구와 한가운데 및 존 바깥쪽 보더라인 슬라이더엔 성적이 좋았지만 하이패스트볼에 명확한 약점을 보여주고 있는데, 유리한 코스에서 장타를 만들기 어렵다면 단타 혹은 볼넷이라도 꾸준히 뽑아줘야 1군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드래프트)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공격력과 기동력을 갖춘 선수를 많이 선발했다고 한다. 포수나 1루수를 맡은 선수들도 전부 기본적인 베이스러닝을 갖추고 있다고 하니 느린 발로 속터질 일은 없을 것 같아 안심. 김재현-주효상의 미래 포수진이 불안하니 꼭 상위지명으로 포수를 선발했으면 했는데, 박동원을 팔아 가져온 2라운드 2번 지명권에서 수비의 완성도가 높고 경기에 임하는 자세도 좋은 김동헌을 데려온 것이 제일 마음에 든다. 김범석을 거른 찜찜함 따위는 이미 잊었다.

 

1라운드에서 지명된 원주고 김건희는 구단에서는 투수로 육성해볼 모양이던데, 일단 기사에서는 '오타니' 같은 얘기가 나오긴 했다. 하지만 포수가 상대적으로 훨씬 키우기 어려운 포지션이니 투수로 성장하는 게 더 바람직한 방향이다. 5라운드에서 뽑은 대졸 송재선도 '작은 육각형' 스타일 선수라고 하는데, 송재선이 중견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으면서 1~2년 후에 1군 4,5번 외야수로 성장할 수 있다면 제일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2라운드 6번 오상원은 투구동작에 일관성이 있고 구종마다 투구동작에 큰 변화가 없다고 하며, 선린인고의 에이스였다고. 3라운드 박윤성은 팔꿈치 리스크가 좀 있지만 커맨드가 훌륭하고 계획성이 좋은 선수라고 한다. 4라운드 이승원은 프로에서 유격수가 가능할 정도로 야구 센스와 수비력이 좋다는데, 어떤 선수인지는 뚜껑을 열어보아야 하겠다.

 

기타 타구 비거리가 탁월하고 내야 유틸로 가능성이 있다는 6라운드 우승원, 내야수만큼 발이 빠르고 타격이 좋다는 7라운드 박성빈, 일발장타력이 있는 9라운드 변헌성과 10라운드 안겸, 괜찮은 수비력을 갖췄다는 11라운드 서유신 등 하위픽도 장점만 보면 괜찮게 보강했다. 의도하지는 않았다지만 전원 우투우타 선수를 선발했기에 그 동안의 좌타자 편중 현상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2015 드래프트 이후 실질적으로 팀에서 중하위픽 여러 명이 동시에 1군에서 터진 사례가 별로 없는데,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는 드래프트가 되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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