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키움 히어로즈

0415~0417

키움 vs 두산 (잠실)

4:2 승 / 1:4 패 / 6:2 승

1차전 애플러 / 최원준

2차전 요키시 / 이영하

3차전 최원태 / 미란다

 

 

3연속 위닝시리즈. 중간에 연승행진이 7로 마감되긴 했지만 여전히 순항 중이다. 작년 4월 성적은 10승 14패였는데 올해 벌써 9승(5패)을 달성했다. 기세가 좋다. 남은 일정은 SSG(문학)-KIA(고척)-한화(대전)-KT(고척)로 SSG만 제외하면 무난한 대진이다. SSG와의 승부에서 최소 1승을 거두고 (물론 오원석-폰트-김광현이라 쉽지 않다) 하위팀을 상대로 최대한 승수를 따내서 4월을 마쳐야 한다.

 

 

(1) 내야수비

올해 키움의 수비진은 역사상 가장 튼튼하다. 스탯티즈의 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WAAwithADJ - 포지션 조정 포함) 수치를 보면 키움이 1위다. 내야타구처리율(92.39%) 역시 1위며, 상대 주자들의 추가진루율(30.7%)도 3위로 SSG와 LG 다음으로 높다. DER(수비효율)로 보더라도 2위(.719)로 SSG(.754) 바로 다음이며 리그 평균인 .681보다 훨씬 높다. 이러한 수비의 안정에는 유격수 김주형과 2루수 김혜성의 공이 누구보다도 크다.

 

2차전과 3차전의 승부를 가른 것도 결국 수비의 차이. <'몇 점을 막은거야' 역전 발판 놓은 영웅 내야의 호수비 열전[잠실에서]>(스포츠한국) (링크) 에서의 언급처럼, 3차전에서의 호수비는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처음 최원태의 공은 분명히 나쁘지 않았지만 1회 2루수 맞고 안타, 2회 3루수 송성문의 실책과 뒤이어 안재석의 1루수 왼쪽 내야안타 등 산발적인 잽을 맞으며 흔들리기 시작했고, 4회 교체 직전에는 (박세혁 타석에서) 낮게 들어가던 체인지업마저도 높게 구사될 정도로 눈에 띄게 상태가 좋지 않았다. 주2회 선발등판의 여파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3회 안재석의 타구를 라인드라이브로 잡아낸 김혜성의 수비는 커브 폭투로 한 점을 실점하고 반쯤 정줄을 놓기 시작하던 최원태의 마지막 이성을 부여잡게 하는 계기가 되었고, 4회에도 김인태의 빠르고 강한 내야 바운드를 김주형이 잡아내 토스하는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며 득점권에서 추가실점을 하지 않음으로써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3회 김혜성 수비) (4회 김주형 수비)

 

2차전 강민국의 득점권 찬스 범타 두 번과 수비실책 한 번이 경기를 터뜨리게 되는 원인이 되었지만 김주형의 휴식은 분명 필요했다. 다만 강민국을 일요일 경기에 투입했으면 김주형이 이틀을 쉴 수 있었던 만큼 그러는 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결과적으로 강민국의 실책 때문에 김주형은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했기 때문이다. 강민국이 저지른 실책에 딱히 어떤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영입 당시에도 지적했지만 강민국은 공수 양면으로 모두 낙제점인 선수라 백업 유격수로 기용할 수 없는 선수다. 그런 선수를 유격수로 내보냈으면 당연히 사고는 각오해야 하는 것. 그냥 신준우와 김휘집의 시간벌이용 카드라는 본연의 임무만 충실히 다하길 바란다.

 

김혜성을 유격수 백업으로 세우라는 의견도 존재하지만 현재 김혜성이 2루수로서 통곡의 벽에 가까운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굳이 포지션을 바꿔서 좋은 리듬을 깰 필요는 없다. 김혜성은 1군에서 되도록 2루수로 쓰고 (물론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유격수 투입을 고려해볼 수는 있겠다) 백업 유격수를 새롭게 키워내는 편이 좋을 것이다. 그 동안 김지수-김혜성의 존재로 인해 다른 팀은 골머리를 앓는 백업 유격수 걱정이 전혀 없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애플러의 구종별 코스 빈도

(2) 애플러

제2의 스미스가 아니냐는 나의 의심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아주 잘해주고 있다. 더 많은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넣고(애플러 67.8% vs 스미스 59.4%) 더 빠르게 승부하며(애플러 타석당 투구수 3.55 vs 스미스 4.19) 더 뛰어난 땅볼유도능력 (애플러 땅뜬비 2.42 vs 스미스 1.40)을 보이고 있다는 게 특징. 구종으로 비교해봐도 커브 외에는 별다른 게 없었던 스미스에 비하면 애플러는 커브(구사율 13.7% / Contact 62.5%) 체인지업(구사율 17.2% / Contact 75.0%) 두 구종의 구사 능력이 더 뛰어나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지적받았던 슬라이더는 제구나 위력(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308) 면에서 약간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일단 첫 단추는 잘 꿰었다. 지금까지 3경기에서 68-78-81구를 투구했는데 앞으로 100구 가까이 던지면서 더 많은 이닝을 투구할 수 있다는 점만 증명한다면 팀의 3-4선발로 충분히 성공적인 영입이 될 수 있겠다.

 

 

(3) 박찬혁, 2022 신인왕

1차전 최승용의 공을 받아쳐 잠실 좌측 폴대를 때리는 고각의 홈런 타구를 만든 데 이어, 3차전에도 권휘의 몰린 슬라이더를 깨끗하게 좌중간으로 보내 2타점 적시타를 만듦으로써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물론 3일 동안 무려 9개의 삼진을 먹으면서 (특히 2차전에는 4타석 4삼진이었다) 신인다운 성장통을 겪기도 했지만, 결국 이것도 대타자로 자라나기 위한 작은 계단 한 단 한 단에 불과할 것이다.

 

박찬혁이 신인왕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있고, 그 레이스를 1위로 통과하리라는 예측은 의심할 이유가 없다. 떨어지는 공으로 집중견제를 받기 시작하면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문제겠지만, 투수들도 사람이라 반드시 실투는 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박찬혁은 이에 대처할 역량이 있다. 우투수의 떨공을 극복한다면 다음 과제는 일요일 경기 미란다가 던졌던 포크볼과 흡사한 (박찬혁의 스윙 궤적과 수직이라 쳐내기가 쉽지 않은) 좌투수의 떨어지는 변화구를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되리라. 지켜보시라. 박찬혁은 신인왕이 된다.

 

 

(4) 불펜진

7연승 시작 시기인 4월 8일부터 세어보면 투수진 전체 ERA는 1.63이며(전체 1위) 그 중에서도 불펜 ERA는 1.53(29.1이닝 5실점)다. (직접 세어본 것이라 약간 혼동이 있을 수 있지만 1점대인 건 맞는 거 같다) 현재 불펜진은 김재웅-김태훈의 필승조를 필두로 하영민-문성현-이승호의 A조 후보들과 김준형-윤정현의 B조까지 아주 잘 버텨주고 있다. 윤정현은 일요일 경기에서 우타자를 상대로는 커맨드가 꽤 흔들렸지만 수비의 도움을 받아 극복해내며 커리어 첫 승을 신고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홍원기 감독의 꼬장. 토요일 경기를 앞두고 '마무리투수는 언제든지 나갈 수 있어야 한다'며 4연투마저 불사하겠다는 무시무시한 집념을 선보였고, 일요일 경기에도 김재웅을 8회말 6:2 상황에 그냥 내보냈다. 김재웅은 이로써 주4 투구를 2주 연속 달성.

 

KBO리그에서 초반에 바짝 승수를 벌어놔야 한 시즌 운영이 편하다는 데는 나도 동의하지만, 자주 나올수록 제구가 흔들리는 게 뻔히 보이는 김재웅과 김태훈을 굳이 초반부터 뽑아먹는 자충수를 둬서는 안된다. 게다가 올 시즌 같은 투고타저에서는 웬만한 불펜투수만 내보내도 1이닝은 가볍게 막을 수 있다. 어차피 나중에 승부처가 되면 불펜투수들을 더 자주 투입해야 할 때가 분명히 온다. 그때를 위하여 아껴두는 것이다.

 

 

(5) 타순 조정

5번과 3루수 자리에서 전방위 폐를 끼치고 있는 송성문은 타순을 시급하게 강등해야 하는 대상이다. 어차피 유일한 대안이 전병우라 쉽사리 3루에서 뺄 수는 없겠지만, 계속 라인업에 넣어주는 것만으로도 믿음의 야구는 달성가능하다. 송성문-이지영-전병우가 중간에서 기회를 날리는 타선을 지속하는 건 팀의 공격력에 심각하게 해가 된다. 되도록 5번은 박동원이 나오고, 6-7번에 김주형과 박찬혁을 붙여야 한다. 박찬혁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기조는 좋지만 6번 위로 올리지 않는 이상 7-8-9 중 어느 타순에 나오더라도 박찬혁에게 큰 부담은 아닐 거다. 득점력을 알아서 깎아먹는 현재의 타순 구도는 반드시 깨져야 한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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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키움 히어로즈

0412~0414

NC vs 키움 (고척)

0:10 승 / 4:5 승 / 0:1 승

1차전 송명기 / 최원태

2차전 이재학 / 정찬헌

3차전 루친스키 / 안우진

 

 

타선이 터져서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경기, 양측 선발이 모두 부진해 엉망으로 진행된 경기, 양측 선발이 모두 잘 던져 박빙승부 끝에 갈린 경기가 차례로 나왔다. 특히 2차전은 도저히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추악한 경기력이었지만 어떻게든 이겼다. 1회 무사 1,2루에서 1루수 인필드플라이 아웃을 당한 것으로 시작해 5회 1사 3루, 7회 2사 1루, 9회 2사 1,2루까지 해서 자기 앞에 주자가 깔리는 족족 아웃카운트를 올리는 것으로 맥을 끊는 5번 타자 송성문의 타격은 가관이었다. 11회 이용규의 의문의 폭주와 (아니 3루 코치가 세우는데 왜 달리냐고...) 10회 1루 주자 김주형의 뇌주루까지... (런앤히트 사인 나와서 그랬다고는 하는데, 그냥 어린 선수 기살려주려고 그렇게 말하라고 해준 거 아닌지 의심스럽다. 1점 내면 끝나는 1사 1,3루에 런앤히트를 왜 하나...?) 어떻게 이길 수 있었는지 아직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러나 삼성전에 이어 NC전까지 스윕...? 놀랍지만 현실이다. 올라가는 줄도 모르게 차근차근 발걸음을 재촉하여 어느덧 6연승, 어느덧 4위다.

 

 

(1) 윤정현

워낙 충격적이라서 언급 안할 수가 없는 이름이다. 그 동안 이 블로그와 트위터를 꾸준히 구독해온 분이라면 윤정현에 대한 나의 평가가 어땠는지 익히 아실 것이다. 내가 대충 기억하는 것만 해도 '세계 최초 백기형 투수' '히어로즈 역사상 얼마 없었던 4번 픽에 송명기 대신 뽑은 최악의 망픽' '믿음직하지 못함' '밑천이 다 드러남' 기타 등등...

 

하지만 망픽이고 뭐고 간에 이번 3연전을 윤정현이 아니었다면 스윕으로 쓸어오지 못했으리라는 건 모두가 인정할 것이다. 선발이 조기강판된 3회 1점차 무사 만루에 탈삼진 두 개를 포함한 범타 셋으로 틀어막은 투수가 일등공신이 아니라면 누가 또 일등공신이겠는가?

 

특유의 덜커덩거리는 투구폼이 부드러워지고 슬라이더가 좌타자 바깥쪽 아래로 예리하게 떨어지면서 시즌 첫 경기부터 출발이 좋다. 과연 올해는 반전의 해가 될까.

 

 

(2) 정찬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윤정현을 2차전, 나아가 시리즈 스윕의 일등공신으로 만드는 데는 정찬헌의 부진한 투구 역시 한몫을 했다. 작년 정찬헌은 LG에게 2경기 7.1이닝 10실점, NC에게 2경기 7.2이닝 15실점으로 매우 약했다. 그리고 아니나다를까 시즌 시작부터 이 두 팀과의 맞대결에서 그대로 리타이어. 2경기 피안타율은 .361, 피OPS는 1.049에 달한다. 로테이션상 정찬헌의 다음 등판은 화요일 SSG 원정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리그 정상급의 타선을 가진 SSG를 상대로 좋은 성적을 내기는 쉽지 않겠지만, 만약 정찬헌이 그 경기마저 불안하다면 현재로서는 선발 탈락 1순위다.

 

 

(3) 최원태, 안우진

리그에서 가장 시작이 좋은 국내선발들이다. (최원태 2경기 12.1이닝 ERA 0.73 / 안우진 3경기 20이닝 ERA 0.90) 최원태는 약점이었던 제구 문제가 확연히 개선된 모습이며, 지난 2년보다 커브의 구사율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안우진은 평균 153km/h의 빠른 공을 앞세워 타자를 압도하고 있고, 변화구 위주의 피칭으로 레퍼토리를 바꿔가며 위기를 탈출하는 센스도 한층 원숙해졌다. 이전에 MLBPARK에 올렸던 글에서 두 투수에게 각각 140~150이닝 소화를 기대한다고 썼는데, 지금의 페이스라면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4) 푸이그

NC 3연전에서 상대 중견수였던 박건우는 푸이그의 타구를 두 번이나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번은 공이 끝까지 살아가서 키를 훌쩍 넘는 2루타가 되었고, 한번은 단타로 막아낼 수 있었던 공을 잘못 건드려 푸이그를 3루까지 보냈다. 푸이그의 타구속도가 국내선수들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시즌이 끝까지 가봐야 푸이그 영입의 성패를 알겠지만, 지금까지는 특별한 문제 없이 적응하고 있고 성적도 리그 수위권이라 다행이다. (49타석 .333 .469 .538)

 

 

(5) 박찬혁

시즌 전에는 박찬혁의 성장기가 이번 시즌의 유일한 위안이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만큼 시범경기에서 보였던 박찬혁의 성숙한 타격 전략은 인상적이었다. 현재 박찬혁의 성적은 34타석 .290 .353 .452로 같은 고졸 신인인 이재현(삼성) 김도영(KIA) 조세진(롯데)에 비해 훨씬 앞서있다. 앞으로 시즌이 지나면서 부진을 겪을 수도 있겠지만 박찬혁이라면 금방 슬럼프를 탈출할 수 있을 것이다. 외야 주전 3인방이 탄탄해 지금은 1루수를 병행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코너 외야수 자리에 정착하는 게 개인에게나 팀에게나 도움이 된다.

 

 

(6) 김주형-김혜성

작년에 독보적인 실책 페이스로 시즌을 시작했던 것과 달리 아직까지 김혜성은 실책이 없다. 단순히 기록되는 실책만 없는 게 아니라 깔끔하고 간결한 수비동작으로 내야 안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정면타구를 빠르게 잡아 송구하는 능력은 절정에 올라섰다. 유격수 파트너인 김주형 역시 시즌 초반의 우려와는 달리 자신의 범위 내에선 안정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의 폼만 유지한다면 이번 시즌 주전 유격수는 순조롭게 김주형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공격 면에서도 8경기 연속 안타로 의문의 3할 타자로 등극하며 (43타석 .306 .419 .500) 히어로즈의 답이 없는 하위타선에서 박찬혁과 함께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작년과 달리 존 안에 들어오는 공에 스윙하는 빈도도 늘었고 (작년 51.6% → 올해 63.4%)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보더라인의 공을 강하게 밀어침으로써 안타를 만드는 것도 예전엔 볼 수 없었던 센스다.

 

다만 작년 70타석에서 13번이나 몸에 공을 맞았던 인간자석의 본능은 어디 가지 않아, 올해도 겨우 43타석에서 6번이나 공을 맞았다. 이번 NC 3연전에서는 화요일에 2차례, 수요일에 3차례 공을 맞았는데 앞으로 주전 유격수로 롱런하려면 몸에 맞는 공도 최소화, 맞더라도 부상도 최소화되어야 하기에 걱정이 앞선다. 김주형이 빠질 경우 대안으로 들어올 신준우나 강민국은 둘 다 공수 양면에서 별다른 장점을 아직까지 보여준 적이 없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7) 외야 엔트리

현재 키움의 외야 백업은 (실질적으로 주전 1루수로 출전하고 있는 박찬혁을 제외한다면) 예진원과 이병규가 맡고 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어느 것 하나 특출난 능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 동안 히어로즈 역사에서 외야수 백업 한 자리를 차지해왔던 수많은 이름들을 생각해보자. 강병식, 오윤, 박헌도, 허정협... 적어도 타격이나 펀치력 하나는 괜찮았던 선수들이다. 멀리 갈 것 없이 재작년 실질적으로 주전이었던 박준태도 높은 출루율과 중견수 수비가 된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예진원이나 이병규나 둘 다 위에 열거한 장점과는 거리가 먼 선수들이다. 어차피 이용규-이정후-푸이그 중 한 명이 부상이라도 당하지 않는 이상 (물론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할 가정이지만) 외야 나머지 선수들이 출전할 일은 많지 않다. 따라서 예진원을 내려보내고 박준태를 1군에 올리는 게 적절하지 않을까 한다. 작년부터 예진원의 타석을 보면 실망의 연속이지만 (특히 수요일 경기 12회에 3-2에서 루킹삼진을 당하는 것 역시 무척 실망스러웠다) 어쨌든 1999년생 상위 지명자 선수를 벌써 실패했다고 딱 잘라서 말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2군에서 기회를 주면서 타격감을 올리고 성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1군에는 좀더 나이가 많고 성장가능성이 크지 않은 즉시전력들을 백업으로 배치해야 한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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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2~0403

롯데 vs 키움 (고척)

7:2 패 / 3:4 승

1차전 반즈 / 안우진

2차전 박세웅 / 요키시

 

0405~0407

LG vs 키움 (고척)

8:4 패 / 2:1 패 / 6:0 패

1차전 임찬규 / 애플러

2차전 손주영 / 최원태

3차전 김윤식 / 정찬헌

 

0408~0410

키움 vs 삼성(대구)

1:0 승 / 3:0 승 / 6:5 승

1차전 안우진 / 뷰캐넌

2차전 요키시 / 수아레즈

3차전 애플러 / 백정현

 

 

개막 이후 지금까지의 팀 성적을 대략 살펴보면 팀ERA 4위(2.88 / 리그 평균 3.16) 팀 OPS 8위(.559 / 리그 평균 .623)을 기록 중이다. 선발과 불펜 단위로 다시 쪼개보면 선발ERA는 4위(2.66 / 리그 평균 2.86) 구원ERA 역시 4위다(3.25 / ERA 3.64). 예상보다 숫자가 훨씬 튀고 있지만 중상급의 투수진과 최하급의 타선이 이번 시즌의 컨셉일 거라는 대다수의 예측은 들어맞은 셈이다.

 

일단 비시즌과 개막 이후까지의 감독 발언과 선수운용을 종합해서 이번 시즌의 밑그림을 그려본다면 다음과 같다.

 

(1) 필승조는 문성현-김재웅-김태훈으로 구성한다. 하영민도 의외로 접전에 내보낼 수 있다. 장재영은 1군에서 키운다.

(2) 1이닝은 되도록 한 명이 책임진다.

(3) 박찬혁은 9번에서 시작해 서서히 타순을 끌어올린다.

(4) 김주형이 선발 유격수, 김혜성이 선발 2루수를 맡는다.

 

(1)이야 현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없어 고른 선택지라지만 리그에서 제일 허약한 필승조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보근-김상수-김세현이 필승조를 맡던 시절보다도 불펜진의 질이 떨어졌는데 김재웅과 김태훈이 한 시즌 내내 안정감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오랫동안 실전경험이 없었던 문성현과 하영민이 뒤를 받치게 된다는 것도 불안요소다. 장재영의 성장은 변수가 될 수도 있겠지만, 확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2)는 소위 '이닝책임제'라는 것인데... 투수운용같이 변수가 많은 영역에서는 감독이 이런 공언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 불펜의 질이 형편없으므로 양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시즌이다. 꼭 1이닝을 다 막아야 한다는 식으로 투수들의 역할을 정해놓지 않아도 된다. 가령 5일에 실컷 두들겨맞고 내려간 노운현을 보라. 아무리 즉전감이라도 신인은 신인이다.

 

(3)에서는... 푸이그 이후의 5-6-7-8번 타자들의 생산력은 모조리 형편없다. 김혜성을 5번으로 세우겠다는 스프링캠프의 구상도 이미 시즌 들어와서 깨졌다. 박찬혁의 타순을 차차 끌어올리겠다는 발상은 정공법이긴 하지만, 하위타선의 허접한 타격을 감안하면 시범경기를 통해 선구안이 어느 정도 있다는 걸 증명한 박찬혁을 계속 9번으로 고수할 이유도 없다. 최대한 빨리 중심타선과 붙여주는 게 낫다.

 

(4)는 개막 이후에 확실해진 사안이다. 김주형의 유격수 기용은 우려를 자아냈으나, 실제 경기를 보면 그래도 백핸드 수비에서의 취약점이 많이 개선된 것이 보인다. 가령 10일 경기에서의 피렐라 타구 두 개를 보라. 두 타구 모두 어려웠지만 이를 포구하는 김주형의 플레이는 괜찮았다. 올 시즌에는 지난 시즌과 달리 시즌 중반부터가 아닌 개막부터 기용되면서 심리적 안정감을 찾은 것일 수도 있겠다.

 

기타 몇 가지 체크할 점들을 짚어본다.

 

-안우진, 요키시: 안우진을 1선발로 쓰기로 한 결정은 이번 시즌 홍원기 감독이 내린 판단 중 가장 정상적인 판단이다. 작년 107.2이닝을 던지긴 했지만 첫 한 달을 빼고는 꾸준히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던 투수가 안우진이다. 이번 시즌 안우진은 타이틀 하나쯤 차지해도 이상하지 않은 투수로 자리매김할 것이 확실하다고 감히 장담해본다. 안우진-요키시의 상위선발카드는 그나마 이번 시즌 팀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보험이 될 것이다.

 

-애플러: 일단 출발은 나쁘지 않지만, 개막 후 두 경기에서 불과 68구와 78구를 투구했다. 이보다 더 많은 공을 던지면서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괜찮은 3선발로 자리잡을지 혹은 스미스의 전철을 밟을지를 가르게 될 것이다.

 

-정찬헌: 약점이 있던 LG 타선에 여전히 공략당하는 모습이었다. 한 경기로 장담하긴 이르지만 한현희가 만약 선발로 복귀한다면 정찬헌이 로테이션에서 빠지게 될 가능성도 있어보인다.

 

-김주형: 5경기 연속 안타로 의외로 하위타선에서 핵으로 자리잡게 될 가능성을 남겼다. 존 안에 오는 공을 치는 능력을 기르면서 타율 .250 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면 주전으로 스텝업할 수 있다.

 

-송성문, 전병우: 각각 .107, .138로 형편없는 타율을 보이면서 20타석 넘게 무안타를 이어갈 정도로 타선에 폐를 끼쳤다. 심지어 둘의 포지션이 센터내야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더더욱 두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숫자다. 이제 유망주라고 할 수 없는 나이니 실력을 증명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특히 송성문의 어깨에 올라간 짐이 무겁다. 가을야구 전용이라는 수식어를 벗어나려면 이번 시즌 3루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야 한다.

 

-중계플레이: 푸이그-김혜성-이지영의 중계플레이(링크)로 4월 10일 경기를 한 점차에서 끝낼 수 있었다. 스트라이크존의 확대로 리그 투수 평균자책점이 3.16에 달할 정도로 투고타저 저득점 환경이 만들어진 지금, 이러한 수비의 디테일은 더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키움의 수비가 그 동안 '디테일'이나 '날카로움' 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가져오는 경기가 많아져야 한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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