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키움 히어로즈

 

전반기를 54승 1무 32패 (.628)로 마감했다. 팀 프랜차이즈 역대 최고 승률이지만 여전히 1위 팀은 다른 팀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한 해다. 6월 성적은 16승 1무 8패, 전반기 직전 성적은 7승 4패다. 5월 10~12일 두산 3연전에서 스윕으로 패배한 이후 45경기에서 연패가 없었다. (7월 6-7일 두산전 연패) 6월 25일 롯데전부터 7월 5일 두산전까지는 9연승을 거두기도.

 

6월부터 7월 전반기까지 상위 3팀의 성적은 다음과 같다.

SSG: 23승 1무 11패(+12)

키움: 23승 1무 12패(+111)

LG: 24승 1무 8패(+16)

 

전반기 마지막 3연전 SSG와 붙어서 패배한 건 매우 아쉬운 일. SSG전 관해서는 이 글을 참고하시길. (MLBPARK 링크)

 

전반기 팀 성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팀ERA 3.23 (1위) - 리그 평균 4.00

선발ERA 3.21 (1위) - 리그 평균 3.93

불펜ERA 3.27 (2위) - 리그 평균 4.16

선발QS 41회 (3위)

블론세이브 4회 (최소 1위)

 

타율 .247 (9위) - 리그 평균 .256

출루율 .334 (4위) - 리그 평균 .330

장타율 .361 (8위) - 리그 평균 .375

득점권 타율 .239 (8위)

도루 45 (9위)

 

전반기 개인 성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타자는 100타석 기준으로, 투수는 20이닝 기준으로 끊었다.)

이정후 369타석 .331 .415 .556

김혜성 381타석 .298 .362 .377

김휘집 192타석 .263 .372 .344

송성문 362타석 .254 .304 .380

이지영 263타석 .246 .298 .317

푸이그 296타석 .245 .331 .410

김수환 113타석 .223 .342 .372

김준완 192타석 .220 .368 .273

이용규 190타석 .215 .333 .247

박찬혁 137타석 .208 .277 .392

전병우 204타석 .201 .286 .322

김주형 120타석 .196 .308 .314

 

안우진 111.1이닝 2.02

요키시 105.1이닝 2.48

애플러 87이닝 4.24

최원태 78.1이닝 3.10

정찬헌 61.1이닝 4.55

한현희 42.2이닝 4.22

김재웅 40.2이닝 1.11

이승호 38이닝 1.89

문성현 34.1이닝 1.57

하영민 28.2이닝 2.51

김태훈 28.1이닝 3.49

 

야수진 - 공격을 맡아줘야 하는 1루수와 코너 외야수 자리에서 오히려 제일 생산력이 안 나왔고, 수비만 잘해도 본전은 치는 센터라인이 공격까지 다 했다. 이런 구조가 도저히 개편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절망적이다. 작년과 비교하면 리그 평균보다 살짝 나은 출루율을 제외한 모든 스탯을 까먹었다. 물론 리그 평균 이상의 생산력을 기록하고 있는 타선은 페넌트레이스에서 상위 순위를 유지하는 데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도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결코 우승을 노릴 수는 없다.

 

선발진 - 나는 올해 선발진이 소화해야 하는 이닝을 750~800이닝으로 계산한 바 있다. (요키시 170~180, 최원태와 안우진 140~150 - 3명 합쳐서 450~480이닝, 나머지 선발들이 270~350이닝) 전반기 90경기에서 딱 500이닝을 먹었으므로 남은 54경기에서 현 페이스를 유지하면 300이닝이다.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로 보인다. 안우진과 요키시가 리그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고 있고, 다른 토종선발들도 순항 중이다. 선발은 시즌 끝까지 상수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불펜진 - 작년 ERA 4.76으로 7위, 승계주자실점률 40.1%로 9위, WPA -2.57로 8위... 어딜 보나 하위권인 불펜이었으나 조상우-김성민이 이탈했는데도 오히려 리그 최상위급으로 탈바꿈했다. 실종되었다가 돌아온 문성현, 슈퍼레벨업한 김재웅, 불펜진에서 제 옷을 찾은 이승호 등 3인방의 역할이 매우 컸다.

 

출처: 키움 히어로즈

 

전반기의 대략적인 포인트들을 정리해보자.

 

(1) 마무리 교체 - 시즌 시작은 김태훈으로 했고, 이후 문성현-이승호를 거쳐 다시 문성현이 마무리로 복귀했다.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12세이브 2블론이면 그럭저럭 만족할 수 있는 수치다.

 

(2) 1루수 문제 - 타율 .200, OPS .600을 겨우 넘는 전병우가 200타석이나 들어섰다. 전병우는 이미 한계가 분명한 선수며, 레벨업을 기대할 수 있는 나이고, 수비 역시 실제 공헌도보다 훨씬 과대평가되어있다. 해법은 분명하다. 이주형과 김수환에게 1루 자리를 주고 전병우의 역할은 철저하게 대수비로 한정해야 한다. 김수환은 볼넷만 얻으면서 걸어나가도 전병우보다 생산력이 더 높으며, 이주형은 나이에 비해 훌륭한 타격능력과 기대 이상의 1루 수비라는 장점이 명확하다. 어제 놀랍게도 홍원기 감독은 두 선수를 모두 말소했는데 (아마 박찬혁-이병규를 올릴 준비 중이리라) 전병우나 이병규는 결코 1루에서의 해답이 될 수 없다.

 

(3) 부상자 - 5월 26일 발목인대파열로 부상당한 김태진은 당초 복귀까지 10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진단받았다. 요새 회복 기간을 넉넉히 잡고 이야기하는 경향을 감안하더라도 퓨처스리그 출전을 통한 실전 감각 배양까지 고려한다면 8월 둘째주는 되어야 돌아올 듯 하다. 9월 말에나 제대하는 임병욱은 올해 없는 거나 마찬가지니 현 시점에서 유일하게 유의미한 복귀 전력이기도 하다. 5월 17일 이후 1군에서 사라진 박찬혁도 부상을 털어내고 7월 22일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했다. 아마 오늘 콜업이 유력해보인다.

 

(4) 이닝책임제 - 홍원기 감독의 불펜 이닝책임제는 대체로 좋은 결과를 가져왔으나 위기 상황에서, 혹은 신인급 투수들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운다는 비판도 낳았다. 롯데전 하영민 무사만루 방치는 결과는 좋았으나 운이 따른 것이었고, 노운현-송정인의 방치나 전반기 마지막 SSG와의 시리즈에서 이명종을 마운드에 그대로 둔 것은 유망주들의 멘탈을 깨먹는 데 크게 일조했다. 남은 시즌에는 좀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하길 바란다.

 

(5) 이정후 - 6월 첫 주까지도 그렇게 타격감이 좋아보이진 않던 이정후였으나, 12일 KIA전 2홈런 7타점을 계기로 대폭발하며 이후 6월 경기에서 7경기나 멀티히트를 만들어냈고, 5개의 홈런을 더 쳐냈다. 별다른 이상이 없다면 올해가 개인 첫 20홈런 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다.

 

(6) 10일 휴식 - 안우진이 6월 1일부터 10일까지, 요키시가 6월 20일부터 29일까지, 애플러가 6월 27일부터 7월 6일까지 차례로 휴식을 취했다. 한현희 또한 명시적인 10일 휴식은 아니었으나 6월 8일부터 17일까지 휴식을 취했다. (사실 올해는 엔트리에서 빠진 날이 더 많아 휴식이라고 하기도 뭐하다) 장정석 감독 이래로 내려오는 좋은 전통이 확립되었다.

 

(7) 신구종 - 한현희가 전반기 마지막 경기(7월 8일 NC전), 애플러가 후반기 첫 경기(7월 24일 삼성전)에서 포크볼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일단 기사의 표현을 따라 '포크볼'로 칭한다.) 두 투수 다 그 동안 포크볼을 던진 경기가 거의 없었고(한현희는 2018시즌에 잠시 던지긴 했으나 3경기에 불과했다) 시즌 중 신구종을 장착해 던졌다는 점에서 굉장히 유의미한 변화로 판단된다. 안우진 또한 6월 29일 KIA전에서 포크볼을 실전에서 던지면서 새로운 구종 활용의 선택지를 열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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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키움 히어로즈

0524~0526

키움 vs LG (잠실)

6:4 승 / 10:5 승 / 12:5 승

1차전 정찬헌 / 김윤식

2차전 안우진 / 임찬규

3차전 요키시 / 플럿코

 

 

LG전을 스윕으로 따내면서 단독 2위까지 올라왔다. 이쯤에서 한번 정리해보자. 지난 열흘간 (3개의 시리즈 동안) 리그 슬래시라인은 .263 .340 .391이었다. 키움은 .284 .363 .457로 훨씬 높다. (타율 4위, 출루율 3위, 장타율 1위, OPS 2위) 다른 팀이 이 열흘 동안 3루타 1개 혹은 0개를 쳤는데, 키움은 홀로 8개를 몰아쳤다.

 

반면 리그 선발 ERA 4.21 / 구원 ERA 4.85에 비하면 키움의 ERA는 그다지 특별하게 낮진 않았다. (선발 ERA 3.83 / 4위, 불펜 ERA 4.70 / 5위) 요키시는 조금씩 흔들림이 있었고, 안우진은 두 경기 연속 6이닝을 소화하긴 했으나 극과 극의 차이였다. 최원태는 17일 NC전에서 잘 던졌지만 다시 22일 한화전에서는 이전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크게 무너진 투수는 누구도 없었다. NC-LG전을 거치면서 정찬헌이 무너진 것이야 예상하던 흐름이지만, 나머지 투수들은 어쨌든 자기 몫을 하였다. 불펜에서도 김재웅(4경기 4이닝 0 / .154 .421) 하영민(4경기 3.1이닝 0 / .083 .167) 문성현(4경기 3.1이닝 0 / .250 .607) 등 주간 미스터제로들이 있었고, 이승호도 내용은 안 좋았으나 터지지 않고 무사히 3경기 연속 세이브를 해냈다.

 

쾌조의 기세를 만든 것은 역시 타선이다. 1번 김태진(45타석 .350 .786) 2번 김휘집(34타석 .355 .863)이 시작하며 3번 이정후(29타석 .333 1.083) 4번 김혜성(40타석 .394 1.147)이 해결해주는 이 열흘 간의 타선 구성은 아주 훌륭했다. 김혜성의 현재 득점권 타율은 .452에 달하며, 5월 초 하향세를 그리던 이정후도 다시 4경기 연속 장타, 최근 5경기 6장타로 서서히 감을 잡아가는 듯한 모습이다.

 

이정후의 5월 상반기와 현재까지의 성적 비교. 삼진은 한 번도 없었으므로 굳이 넣지 않았다.

이러한 타석의 상승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푸이그라도 좀 터져준다면 상위권 유지의 꿈을 계속 키우련만 200타석들 돌파하고도 타율 .205 OPS .640이나 기록하고 있는 용병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기는 곤란할 듯. 맞으면 장타인데 맞질 않으니.

 

 

(1) 3연전 평가

 

화요일 경기는 김윤식이 5회까지 잘 던져서 다소 불리했지만 6회 9-1-2번에서 판을 흔들어 뒤집을 수 있었다. 박주홍의 선두타자 안타는 기대치 못한 행운이었지만, 이를 김태진과 김휘집이 잘 이어준 것은 실력. 경기가 한번 뒤집히면서 LG가 필승조를 아끼는 방향으로 나아갔고, 그 와중에 9회 김준완의 추가점까지 뽑으며 3점차로 여유롭게 9회에 들어가 마무리에 성공했다. 이승호의 피칭은 전반적으로 불안했다만 마지막 채은성에게 슬라이더로 투땅을 유도한 코스는 좋았다.

 

수요일 경기 역시 김재현의 솔로홈런 이후 김준완-김태진-김휘집으로 이어지는 9-1-2번이 안타를 치면서 선제적으로 점수를 만들어냈다. 목요일 경기도 3회 송찬의의 실책을 틈타 푸이그가 2루까지 가며 만들어진 찬스를 김태진-김휘집이 놓치지 않고 선취점으로 연결하여 승리. 안우진과 요키시의 투구는 100점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5회 이상 버티면서 제 몫들을 했고, 타선이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이상적인 3연전의 예라고 할 수 있겠다.

 

 

(2) 1-2번의 활약

 

오늘 비록 10주 부상으로 이탈하긴 했지만 김태진의 트레이드 이후 활약은 놀라운 것이었다. 4개 포지션을 땜빵하며 옮겨다니면서도 이적 이후 84타석에서 3할 타율을 넘기며 공수 양면에서 팀에 꾸준히 기여했다. 지난 2주간 김태진이 없었다면 1번 타순이 매우 빈약해졌을 것이다. 부디 빠르게 회복할 수 있기를, 아니면 혹 빠르진 않더라도 100%의 몸상태를 만들어서 올라올 수 있기를 기원한다.

 

김휘집 역시 이전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유격수 자리에 안착했다. 아직까지 유격수를 맡으며 실책을 1개도 기록하지 않았고, 수비 스텝이나 송구 동작에서도 한층 발전했으며 타격 또한 놀라울 정도다. 26일까지 직구 컨택률 96%, 타율 .538을 기록하며 작년의 77.5% / .138을 기록했던 그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으니 실로 '괄목상대' 라 하겠다. 타석에서 볼카운트에 따라 상대 구종을 예측해가며 레그킥의 타이밍을 조절하는 것도 인상깊었다. 수싸움 능력이 한층 안정된 거 같은데 한 고비만 잘 넘기면 팀의 레귤러로 성장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인다.

 

 

(3) 불펜진

 

감독의 1이닝 책임제가 잘 정착하고 있다. 꼭 1이닝을 고수하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위기상황이 오면 다른 투수들을 기용해가면서 끊어주는 유연성이 돋보인다. 홍원기 감독이 작년에 비하면 훨씬 합리적인 운용을 하고 있다. 김재웅과 이승호가 워낙 확고하게 잘해주고 있어서 그렇겠지만, 장재영을 무리하게 상위 순번으로 올리지 않는 인내심도 마음에 든다.

 

김성진은 복귀한 이후 14타자를 상대해서 2안타만 맞았다. 커맨드가 안정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하영민 역시 상승세 기간 동안 4경기에 나와서 좋은 피칭을 해주었다. 장재영은 신인급 투수 치고 잘하고 있지만 (삼진비율 15.2%→28.3%, 볼넷비율 26.1%→10.0%) 엄청나게 안타를 맞고 있는 게 단점이다. 직구 헛스윙률은 34.2%지만 맞으면 일단 .441로 절반 가까이 안타를 허용한다. 좀더 커맨드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겠다.

Posted by 김에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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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키움 히어로즈

0510~0512

두산 vs 키움 (고척)

9:0 패 / 5:1 패 / 3:2 패

1차전 이영하 / 애플러

2차전 최승용 / 최원태

3차전 박신지 / 정찬헌

 

0513~0515

키움 vs KT (수원)

7:5 승 / 3:0 승 / 5:1 승

1차전 안우진 / 고영표

2차전 요키시 / 소형준

3차전 애플러 / 배제성

 

 

한 시리즈는 스윕을 당하고, 한 시리즈는 스윕을 하면서 얼레벌레 5할을 맞췄다. 떨어질 대로 떨어져 급기야는 청보 핀토스를 소환하기 시작한 빈약한 팀 타선은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지만, 그나마 2군에서라도 싹수 있는 타자들이 몇 보이는 것은 다행인 점이다.

 

 

(1) 선발진

지난 주 리그 ERA는 3.81이었다. 팀 투수들은 ERA 2.89로 평균보다 1점 아래로 막으면서 승리에 공헌했는데, 요키시와 안우진이라는 강력한 원투펀치가 큰 역할을 했다. 두 투수 다 올해 조기강판 없이 8번의 선발등판에서 6회의 QS를 기록하며 연승은 잇고 연패는 끊는 최고의 파트너로 자리매김 중이다. LG와 NC를 안 만나고 있는 정찬헌이 순항하고 있는 것도 반갑다.

 

문제는 역시 다른 선발 두 자리다. 최원태가 지난 등판에서 5이닝 2실점 (4안타 2볼넷 4K) 을 하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는 그다지 개선된 점이 없었다. 투심은 여전히 전방위로 날렸고 체인지업은 땅에 처박히기 일쑤였다. 몇 이닝 몇 실점이니 하는 표면적인 성적만 볼 게 아니다. 이런 피칭 내용으로는 한 시즌 완주하면 2점대 ERA 유지 못 한다. 애플러는 그 동안 터무니없는 가성비맨들이 많았던 탓에 민심이 그렇게 나쁘지 않은데, 3점대 중후반으로 5~6이닝 막으면서 결정구 없어서 난타당하는 그의 피칭이 외국인 투수 한 자리 슬롯을 차지할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2) 불펜진

마무리로 보직을 변경한 이후 좀처럼 등판할 일이 없었던 문성현이 금-토 등판해 세이브를 따냈다. 첫 세이브가 4월 30일 KT전이었으니 KT전에만 3개의 세이브를 낚아올린 셈. 기사(링크)에 따르면 팔스윙을 짧게 가져가고 뒤에 불필요한 동작을 없앴으며, 속구 회전축을 수직에 가깝게 세운 것이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한다. 아직 마무리로 100% 신뢰가 가지는 않지만 어차피 임시직이고, 그 동안의 실종을 감안한다면 올해는 불펜에서 한 시즌 완주만 해도 충분히 기대 이상의 성과다.

 

현재 리그의 흐름이 투고타저인 만큼 불펜진에 1이닝의 패전처리도 제대로 못해주는 선수가 있다면 매우 곤란하다. 그런 맥락에서 10일 두산전 하영민의 피칭은 매우 아쉬웠다. 경기 후반 4점차 열세면 이미 넘어간 거나 다름없는데, 그 상황에서도 제대로 투구를 못해서야 1군에 있을 수 있겠나. 박주성 역시 10.1이닝을 던지면서도 안타 7개 중 장타가 6개(2루타 3, 홈런 3), 사사구 또한 7개인 불안한 기록을 내고 있는데, 1군에서 살아남으려면 이것보다는 훨씬 잘해야 한다.

 

박승주는 시즌 4번째 등판에서 평속 137-8을 오가며 구속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뭔가 대단한 발전을 거둘 나이는 아니지만 이제 보여줘야 하는 연차인 점을 감안하면 역시 지금보다는 잘해야 하는 입장이다.

 

15일 경기에서는 장재영이 몸을 풀다가 연장이 되어 박주성이 등판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아직 장재영에 대한 의심을 완벽하게 거둔 건 아니지만 이제 박주성 앞 순번 정도로는 슬슬 내줘도 괜찮지 않을까 한다. 지금은 오히려 제구가 불안한 장재영이 박주성-하영민보다 믿음 가는 투구를 하고 있으니...

 

필승조에서 시작해 차차 선발로 옮겨가겠다는 한현희는 던지는 꼬라지를 보니 아무래도 옮겨가고 싶다는 선발 자리가 2군 선발 자리인 모양. 옛 명성을 높게 쳐주더라도 현재 폼으로는 3~4라운드 지명권도 간당간당해보이니 올 시즌 중간에 과연 팔릴 일이 있을지.

 

 

(3) 야수진

지난 주 팀 타격 성적은 .232(7위) .311(7위) .327(8위) 그래서 OPS .638(8위)다. 이런 방망이로도 스윕을 따낼 수 있었던 건 하필 대진 상대가 지난 주 리그에서 제일 타격을 못했던 KT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이 언제까지 지속되리라는 법은 없다. 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을 때 최대한 많은 승수를 따내야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 마침 오늘 경기부터 대진도 9-10위인 NC-한화를 차례로 만나지 않는가. 이번 주에 4승 이상 얻지 못하면 다음 주 LG-롯데라는 상위권을 만났을 때 상당히 곤란해진다.

 

이용규가 골절로 한 달 이상 빠지면서 김태진이 1번 타자 좌익수 자리를 맡게 되었다. 물론 지난 주 성적이 .273 .577에 불과한 김태진이 1번에 들어가는 건 불만이다만, 그나마 1루수가 아니라 좌익수 자리에 들어간다는 건 나쁘지 않아보인다. 김태진처럼 펀치력과 볼넷 생산력이 없이 단타로만 승부 보는 타자는 당연히(그리고 반드시) 주루와 수비가 따라와줘야 한다. 1루수로는 팀의 유망주 성장도 막고 본인도 경험한 적이 없는 포지션이라 수비 공헌이 쉽지 않겠지만, 좌익으로는 경험이 있는 데다가 그냥 날아오는 공만 잘 잡아도 팬들이 별 불만 가지지 않을 것이라 부담없이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송성문이 5월 .333 .888로 페이스가 올라오면서 이정후의 파트너를 맡길 만 하다. 4월 15안타 중 장타가 9개였는데 (2루타 6, 3루타 1, 홈런 2) 5월에는 17안타 중 장타가 6개다. (2루타 4, 홈런 2) 그 동안의 문제는 안타 중 높은 장타 비율이 안타도 많이 치고 장타도 많이 만드는 이상적인 흐름에서 나온 게 아니라, 아웃카운트를 상대에게 무더기로 갖다바치면서 산발적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고교 시절부터 타격 기술이 어느 정도 완성된 선수였으니 우선은 안타 만들기에 집중하면 장타도 자연스럽게 따라오리라.

 

로스터 구성에서는 이주형에게 좀더 많은 비중을 주고 박찬혁을 2군으로 내려 재정비의 시간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11일 대타 홈런과 그 동안의 1군 타석, 지명 2년차에도 불구하고 퓨처스리그 .300 .800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는 이주형을 보면 타격에서는 상위 라운드 지명자들 못지 않은 재능이 있어보인다. (아쉽게도 소형준을 상대로는 3-유 방면 땅볼만 양산하면서 전혀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지만)

 

박찬혁이 4월 동안 잘하긴 했지만 5월 들어서는 OPS 0.5도 안 되는 성적을 내고 있는데, 이 정도는 박준태나 김준완을 계속 써도 충분히 낼 수 있는 성적이다. 박찬혁은 잠시 2군으로 가 재정비의 시간도 갖고, 앞선 타격 능력으로 2군 선수들을 상대로 맘껏 휘두르면서 자신감을 올리고 와도 좋다. 가장 이상적인 건 슬럼프 기간을 최소화하고 탈출하는 거지만, 삼진이 많은 선수라 볼넷으로 버티면서 생산력을 유지하는 방법도 쉽지가 않다. 이번 주에도 계속 부진하다면 코칭스태프의 결단이 있길 바란다.

 

 

(4) 퓨처스리그

김웅빈이 주말 경기부터 출전하면서 복귀를 준비 중이고, 박주홍도 9경기 연속 안타를 몰아치면서 (최근 10경기 .421 / 38타수 16안타, 2루타 4, 홈런 1 / 4볼넷 6삼진) 시즌 타율 .305, OPS 805까지 올라왔다. 4경기 연속 장타를 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올해는 거의 우익수로 나오고 있는데 이 추세로 가면 1군에서 곧 볼 수 있을 듯 하다.

 

투수진에서는 노운현이 21.1이닝 1.69로 선발과 구원을 병행하며 순항 중이고, 정연제(7경기 29.1이닝 3.99)와 주승우(8경기 22이닝 2.86)도 제구에선 미숙한 점이 많지만 피안타 억제는 괜찮게 해내고 있다. 만약 구속이 꽤 올라온 상태라면 이영준(16.1이닝 3.31) 또한 1군에서 곧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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